[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오는 7월부터 휴대폰 개통을 위한 본인확인용으로 여권을 사용하려면 임시 신분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휴대폰 개통 시 여권을 사용하려면 임시 신분증명서를 제출해야만 본인확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이용약관 개정 신고협의를 조만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할 예정이다. 개정된 이용약관은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에게 홍보하는 기간을 거쳐 7월 중 적용될 전망이다. 휴대폰 개통을 하려면 신분증스캐너를 통해 본인 확인을 해야 한다. 현재 신분증스캐너는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국가유공자증, 장애인등록증, 외국인등록증만 인식 가능하다. 여권이나 임시 신분증으로는 본인 확인이 불가능하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사용하는 신분증스캐너. 사진/뉴스토마토
신분증을 분실했을 경우, 기존에는 별도의 절차 없이 여권으로 일반 스캐너를 통해 본인 확인이 가능했다. 하지만 신분증스캐너를 통하지 않는 점을 악용한 사기 사건이 일어나 취약점이 드러났다. 지난 4월 여권 사본을 받아 개통한 후 임의로 취소하고 재개통한 사례가 나왔다. 기기값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갔다. 고삼석 방송통신위원은 당시 서울 을지로의 SK텔레콤 직영대리점을 찾아 "신분증스캐너에 대해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28일 "신분스캐너를 쓰지 않고 우회하는 방법으로 휴대폰을 개통하는 사례가 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 신분증명서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분실한 경우 재발급이 되기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임시 신분증이다. 각 동사무소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여권의 악의적인 사용에 대한 허들을 마련한 셈이지만 불법적인 사용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유통망 관계자는 "지금처럼 여권을 바로 사용할 순 없겠지만 마음먹고 악의적으로 여권을 사용하려면 임시 신분증명서만 발급 받으면 가능한 것"이라며 "신분증스캐너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판매점 관계자는 "일반 고객은 여권으로 개통하는 경우가 적지만 이를 악용하려는 일부 판매원들이 문제"라며 "이통사들이 매달 여권으로 개통할 수 있는 건수를 제한하고 있지만 소수의 악성 판매원들은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