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담보 부족에도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기술신용(TCB)대출 시장이 15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9일 은행연합회의 기술금융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17개 시중은행의 TCB대출 잔액은 14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또 기존 대출에 대한 연장 및 대환을 제외한 순수 TCB대출 평가액은 97조8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늦어도 다음달에는 TCB대출 잔액이 15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매월 3~4조원대 증가세를 보인만큼 이달에 150조원을 돌파했을 수도 있다"며 "다만 통상 6.월과 12월에는 대출 증가액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던 만큼 늦어도 다음달에는 15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TCB대출은 2014년 7월 금융당국의 주도로 도입됐다. 기술보증기금을 비롯해 한국기업데이터, NICE평가정보 등 기술신용평가사들이 중소·중견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에 대한 평가서를 발급해주면 해당 기업이 이를 은행에 제출해 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이 TCB대출을 도입한 것은 당시 담보만으로 영업을 해왔던 '전당포식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에 기반을 두고 대출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반기별로 은행별 기술금융 실적을 평가하는 등 TCB대출의 시장 정착을 독려해왔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주도로 이전 정권 당시에 도입된 만큼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매월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정책성 금융상품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7월부터 시행된 TCB대출은 당시 1922억원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에만 8조9247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현재(지난 5월) 실적과 비교하면 3년 10개월 만에 70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2015년 6월부터 집계를 시작한 TCB대출 평가액 역시 17조8000억원에서 5배 이상 늘었다.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024110)이 TCB대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TCB대출 잔액은 5월 현재 48조원으로 전체의 32.5%를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TCB대출 잔액은 21조2000억원으로 신한은행(20조원)보다 다소 앞선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TCB대출 잔액은 각각 17조4000억원, 16조60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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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