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00배가 늘어난 수준이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4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6월 말 외환보유액은 4003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13억2000만달러 늘어 4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벽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21년 전인 1997년 외환이 부족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다. 그해 12월18일 외환보유액은 불과 39억달러였다. 불과 21년 사이 100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5억달러의 외환보유액 규모와 비교해도 약 2배나 증가했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을 쌓는 데 각별히 신경 써왔다. 꾸준한 경상수지 흑자, 민간의 외화자산 증가와 흑자,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이 뒷받침되면서 2001년 9월 1000억달러, 2005년 2월 2000억달러 벽을 차례로 넘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당시 금융기관들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으로 그해 11월 2005억달러까지 감소하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상승세를 지속해 2011년 4월 3000억달러의 벽을 넘었다. 2018년 6월에는 7년2개월 만에 4000억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5월 말 기준 9위 수준이다. 중국(3조1106억달러), 일본(1조2545억달러), 스위스(8004억달러)등에 이어 9번째로 큰 규모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경상지급액 대비 외환보유액 등 건전성 지표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면서 질적으로도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료=기획재정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