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2008년 전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우리나라가 신속하게 탈출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수출의 빠른 회복셉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빠른 수출증가세가 지난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8년 4분기 2.7%에서 2009년 1분기와 2분기를 거치며 각각 2.9%, 3.1%까지 상승하면서 사상 최대 점유율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3분기 이후 하락하기 시작한 세계시장 점유율은 4분기에는 2.6%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면 주요 수출경쟁국들은 세계수요 회복과 환율여건 변화 등에 힘입어 하반기 들어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일본은 2009년 1분기 시장점유율이 9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인 4.4%까지 급락하다가 4분기 들어 5.0%로 재상승하면서 경쟁력이 여전함을 보여줬습니다.
선진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 역시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작년 1분기 점유율이 9%까지 하락했으나, 3분기와 4분기 점유율을 각각 11.3%, 10.8%까지 끌어올리며 독일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습니다.
독일 역시 세계 최대 수출국의 지위를 중국에게 내주었지만 지난 4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이 다시 9%를 넘어섰습니다.
대만도 1.5% 수준에서 지지부진하던 점유율을 1.7%까지 높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중국, 대만, 독일은 주요 수출시장 및 품목에서 우리나라와 경합도가 매우 높은 만큼, 이들의 점유율 확대로 우리 몫을 빼앗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시장만 살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시장에서 작년 하반기에 우리나라 점유율이 하락한 품목은 LCD, 선박, 석유화학 등 총 7갭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상반기 38.3%로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던 LCD 및 부품은 하반기 34.1%로 4.2%p 하락했습니다. 반면 대만은 같은 기간 29.2%에서 35.6%로 점유율을 높이며 중국시장에서 우리나라를 다시 넘어섰습니다.
자동차 및 부품의 경우 우리나라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상반기 9.1%, 하반기 8.1%를 기록하며 1.0%p 하락한 반면, 독일은 27.1%에서 29.5%로 상승했습니다.
중국시장 뿐 아니라 미국시장도 마찬가집니다.
휴대폰을 포함한 통신기기 및 부품에서 우리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8.6%에서 13.0%로 대폭 하락했습니다. 반면 중국과 대만은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각각 6.6%p, 0.5%p 상승했습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번 보고서 발표와 함께 우리 제품의 위상과 경쟁력 유지가 향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 대부분이 공급과잉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 속해 있는 만큼 앞으로는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기술에만 의존해서는 경쟁력이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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