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괜찮아” 창업 재도전 프로그램

원천기술·우수아이템 보유, 채무·신용문제 창업자 기회

입력 : 2018-07-11 오후 3:25:38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1. 범재룡 디큐브랩 대표는 2000년 초반 MP3 1세대 기업으로 연매출 100억원을 올렸지만 그도 실패라는 쓴 맛을 보았다. 범 대표는 실패 후에도 기술개발에 손을 놓지 않았다. 5년동안 집중한 기술 출시를 위해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했고 ‘소음환경 대응 블루투스 이어폰’을 출시 할 수 있었다. 디큐브랩은 지난해 약 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 엘메카의 강정길 대표는 지난 2008년 호스를 삽입해 객담을 제거하느라 환자와 가족 모두 시간·비용소모는 물론 큰 고통을 겪는 것을 목격한 이후 6년 간의 연구를 거쳐 기기가 스스로 가래를 제거하는 의료용 석션기를 개발했다. 강 대표는 지난 4월 서울창업허브에서 진행한 글로벌 부트캠프에 참여해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 수십억원대의 중국투자 계약성사를 이뤄내며 중국 합작 법인과 공장 설립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가 원천기술을 갖고 있거나 신규 우수 창업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용이나 금융거래 등으로 재창업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자를 대상으로 창업 재도전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시는 내달 10~11일 1박2일간의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통해 12개팀을 선발, 서울창업허브에서 집중 보육할 계획이다. 재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사업 재검증 등의 체계적인 집중 보육을 거쳐 투자유치까지 이어질 수 있는 데모데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서울형 집중 보육 프로그램은 ▲현직 투자전문가를 활용한 투자전략 심화 컨설팅 ▲실패에서 오는 심리적 문제 해소 상담 프로그램 ▲재도전 특화 협력기관 연계지원이다. 재창업기업들이 폐업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한 투자유치 실패를 극복하고자 실질적인 지원이 되도록 현직 VC·액셀러레이터·엔젤투자자 등의 전문가를 활용해 심층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실패로 인한 두려움 등 스트레스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측면지원할 계획이다. 신용·기술보증기금, KAIST 기업가정신연구센터 등 재도전 특화 유관기관과의 협업으로 기업들의 실패 원인 분석, 특례보증서 발급 등도 이뤄진다. 데모데이에서 최종 선발된 6팀은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해 개별 사무공간(1년), 사업화지원금 1000만원, 투자·법률·특허 등 전문컨설팅을 지원받는다.
 
시는 재창업 기업 지원을 위해 2022년까지 5년간 2500억원의 재기창업펀드를 조성해 서울창업허브의 체계적인 보육서비스와 함께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서울창업허브 및 시 산하 창업보육시설의 입주기업을 포함 서울 소재의 재창업 기업들에게 적시에 원활한 자금 지원이 기대된다.
 
박태주 시 디지털창업과장은 “건강한 창업생태계의 마지막 단계는 창업실패자들도 재도전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재도전 창업자들의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과 자산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2018 재도전 한마당’에서 재창업기업 MD상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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