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강북 해법 찾기 '옥탑방 한 달 살이'

강북구 삼얌동 9평 규모 숙식, 현장시장실 운영

입력 : 2018-07-15 오후 2:52:3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 균형발전의 해법을 찾고자 강북구 옥탑방에서 한 달간 숙식하며 현장시장실을 운영한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북구 삼양동의 실평수 9평 짜리 옥탑방에 월세 계약을 마치고 한 달 간 집무실 겸 숙소로 이용하며 현장시장실을 열 계획이다.
 
현재 종로구 삼청동 공관에서 서울시청 집무실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 박 시장은 현장 시장실을 가동하는 한 달간 공관 대신 강북구 현장시장실로 출퇴근한다. 시기는 서울시의회 첫 임시회가 끝나는 19일 이후 시작할 계획으로 입주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삼양동은 강북구 내에서도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복지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맞은 편 미아동은 재개발 아파트가 많이 올라선 반면, 구릉지인 삼양동은 주거환경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 다세대·연립 주택이 빽빽이 들어차 소방차가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골목이 좁다. 지난해 경전철 우이신설선 삼양역의 개통에도 여전히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서울의 대표적 낙후 지역으로 꼽힌다.
 
강북구도 지지부진한 도시환경 개선을 해결할 돌파구로 박 시장의 현장시장실을 반기고 있다. 강북구 관계자는 “주거환경 개선이 절실한 지역에 시장이 머무는 만큼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삼양로에서 우이동까지 고도제한 탓에 도시 개발이 꽁꽁 묶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지역이 우이동 유원지 사업이다. 우이동 유원지 사업은 2012년 당시 시행사의 부도와 시공사(쌍용건설)의 법정관리 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이후 6차례에 거쳐 공매를 추진했으나 아직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북한산 초입이라는 천혜의 입지에도 회색 건물동만 덩그러니 수 년째 방치되면서 방문객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근심거리로 남아 있다.
 
 
박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부터 강북구에 현장시장실을 운영하며 강남과 강북의 격차 해소를 위한 남북 균형 발전을 구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직접 주민들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피부로 느끼며, 시민들의 의견에 귀기울인다는 취지다. 지난달 1일 강북종합시장 유세에서 처음 의사를 밝힌 이후 취임사에서 “서울시민의 삶을 바꾸는 일은, 시장의 책상이 아닌 시민의 삶의 한복판에서 가능하다”며 “먼저 강북에서부터 시민들과 기거하며 동고동락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앞서 박 시장은 취임 1년 만인 2012년 11월 은평구 뉴타운 아파트 미분양 현안을 해결하고자 9일간 현장 시장실을 운영했다. 당시 박 시장은 아침운동을 하며 주민들과 소통하며, 수요자 요구에 맞춘 내부구조 변경, 최대 4년간 전세 계약 후 매매 체결, 시세를 반영한 매각가격 결정 등 대책을 내놓은 결과, 4년 넘게 안 팔리던 미분양 615가구를 해결했다.
 
박 시장의 현장시장실은 강북구를 시작으로 모니터링을 거쳐 이미 박 시장이 언급한 금천구를 비롯, 다른 자치구로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를 마치고 “강북이나 금천에서 한 달씩 살겠다고 한 약속을 꼭 지킬 생각”이라며 “다른 구도 짧은 기간이라도 한 번 돌면서 현장에서 시민들이 제기하는 것들 더 많이 듣고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 우이동 유원지 사업지역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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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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