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국 스마트폰은 자국은 물론, 성장 시장인 인도에서 승승장구하며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했지만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보조배터리,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 중국산 전자제품 인기를 통한 이미지 쇄신으로 스마트폰 한국 진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샤오미 한국 공식 파트너인 지모비코리아는 16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레드미노트5' 출시 간담회를 열고 "플래그십 성능을 가진, 가장 착한 가격의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샤오미는 행사와 동시에 SK텔레콤과 KT, CJ헬로(알뜰폰)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출고가는 29만9000원이지만 이동통신사들의 지원금을 받으면 10만원 이하에도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통사 외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점에서 자급제폰으로도 구입할 수 있다.
지난 2월 중국·인도 등 해외시장에 먼저 출시된 레드미노트5는 5.99형(인치) 디스플레이에 인공지능(AI)이 탑재된 1300만화소 전면카메라, 1200만·500만화소 후면 듀얼카메라, 4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갖췄다. 램은 4기가바이트(GB) 저장공간은 64GB다. 지문 인식, FM라디오, 퀵차지 2.0 기능을 지원한다.
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는 "레드미노트5는 지난 12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했는데, 모든 채널에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라인업을 늘려 샤오미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노바라이트2 제품으로 자급제폰 시장을 두드린다. 이를 위해 이달 9일 KC인증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인증을 획득했다. 노바라이트2는 5.65형(인치) 디스플레이에 전면 800만화소 카메라 후면 1300만화소 듀얼카메라 등을 탑재했다. 이르면 다음달 유통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샤오미와 화웨이 제품은 앞서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레드미노트5는 1분기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다. 화웨이 제품은 중국에서 지난해 12월 '창샹7S'의 이름으로 출시됐으며, 일본 시장에서 자급제폰으로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끈 스마트폰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을 제외하고는 외산폰은 점유율 1%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중국 전자제품이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등 긍정적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가성비를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외산폰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 분위기다.
다만 애프터서비스(AS) 인프라가 부족한 점은 여전히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5월까지 국내에 서비스센터 60여곳을 구축했다. 샤오미는 팅크웨어와 계약을 맺고 아이나비 AS센터를 통해 제품 수리, 업데이트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 니즈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AS센터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S센터가 확대되고는 있지만 일부지역에 집중돼 있고, 위탁방식이 다수라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고급형 제품의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젊은층을 주 타깃으로 한 가성비 전략이 어느정도 파급력이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며 "AS센터의 구축을 통해 신뢰도를 쌓는 작업도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