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플랜, 가족 데이터 공유 좋지만…고가 요금제 유도"

"데이터 공유로 통신비 절감 가능"…"저가·고가 제공량 차이 너무 커"

입력 : 2018-07-18 오후 4:15:26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SK텔레콤이 18일 선보인 'T플랜'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가족 결합으로 인한 데이터 공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사실상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한다는 불만도 나왔다.
 
SK텔레콤의 요금제는 기존 9종의 밴드데이터 요금제에서 ▲스몰 ▲미디엄 ▲라지 ▲패밀리 ▲데이터 인피니티 등 5종의 T플랜으로 개수를 줄였다. SK텔레콤이 T플랜을 통해 강조한 것은 가족 결합으로 인한 데이터 공유다. 한 명이 패밀리나 인피니티 요금제를 쓰면 매월 가족 구성원에게 각각 20기가바이트(GB)와 40GB의 데이터를 공유해줄 수 있다. SK텔레콤 장기 가입자인 직장인 조모(37)씨는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은 한 명만 패밀리 요금제에 가입하고 나머지는 스몰로 바꾸면 데이터를 서로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모델들이 새 요금제 'T플랜'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반면 데이터 제공량의 차이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데이터 제공량이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구간이 미디엄과 라지 요금제다. 미디엄은 월정액 5만원에 4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한 단계 높은 라지는 월정액 6만9000원에 100GB의 데이터를 준다. 월 요금 1만9000원이 늘어나는데 데이터 제공량은 25배의 차이가 난다. 기존 밴드데이터 6.5G 요금제(5만6100원, 6.5GB)와 밴드데이터 퍼팩트(6만5890원, 11GB+매일 2GB)와 같은 중간 요금제가 사라지면서 고가 요금제의 혜택을 늘린 결과다. 직장인 김모(35)씨는 "한 달에 음성100분에 데이터 6GB 정도를 사용하며 약 4만3000원의 요금을 낸다"며 "T플랜의 미디엄은 데이터가 너무 적고 라지는 데이터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 차이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유통망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노충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은 "고가 요금제의 혜택은 많이 늘고 저가는 조금 늘면서 혜택의 차이가 기존보다 더 벌어졌다"며 "가족 결합을 유도하면서 번호이동 시장은 더 침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저가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이통사들의 저가요금제 출시는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하지만 저가요금제의 데이터를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고가 요금제에 혜택을 너무 몰아주는데 이는 사실상 고가요금제 사용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인 1600만명이 가족결합 고객"이라며 "가족 간의 데이터 공유로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LTE 스마트폰 가입자 1명당 데이터 사용량은 약 7.56GB(7746MB)를 기록했다.
 
지난 5월30일 출시된 KT의 데이터온 요금제도 데이터 제공량 차이는 T플랜과 비슷하다. 데이터온의 톡 요금제는 월 4만9000원에 3GB(초과시 1Mbps 속도로 무제한)를 제공한다. 한 단계 높은 비디오 요금제는 월 6만9000원에 100GB(초과시 5Mbps 속도로 무제한)의 데이터를 준다. 월 요금 2만원을 추가하면 데이터 제공량이 사실상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에 가까운 수준으로 뛰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속도와 용량의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월 8만8000원)를 출시한 바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월에 선보인 무제한 요금제 이후 또 다른 신규 요금제를 검토 중이며 출시 형태나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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