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1인가구 증가, 주거비용 부담, 공동체 해체 등에 맞서 주거대안으로 떠오른 사회주택과 공동체주택이 실험 단계를 넘어 중규모로 대중화를 노리고 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청년과 서민 주거안정과 공공재원 부담 완화를 위해 민간협력으로 사회주택과 공동체주택 등 신개념 주택을 도입해 확대하고 있다. 사회주택은 공공임대주택과 민간임대주택의 중간영역으로 시가 사회적경제주체들에게 공공토지를 30년 이상 저렴하게 빌려주거나 리모델링비를 보조해 시세 80% 이하의 임대료와 최장 10년 거주 보장 등 공공성을 담보한다.
공동체주택은 공동목적과 공동체활동에 뜻을 둔 사람들이 함께 살며 독립된 공동체공간과 공동체교육을 공유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형태다. 사회주택이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약자들에게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공동체주택은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주거문화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신개념 주택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 개선이 속도를 내면서 이전까지의 대안 제시 단계를 넘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의 물량 공급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3월 시가 발표한 임대주택 24만호 공급계획을 살펴보면 사회·공동체주택을 올해 1738호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물량을 늘려 2018~2022년 5년간 1만2738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시는 사회주택을 2015~2017년 3년간 누적 683호를 공급했으나, 올해에만 최대 1000호까지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기존 사회주택의 근간을 이루던 토지임대부와 리모델링형 외에도 사회주택리츠와 토지지원리츠 등 새로운 공급형태를 통해 중규모 사회주택을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토지임대부나 리모델링은 시장에 안착하며,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지만, 1필지당 가구 수가 최대 15호 수준에 그쳐 전체 시장에 영향을 끼치려면 중규모가 요구되고 있다. 통상 중규모는 50호 이상의 가구 수를 지니고 있으며, 1~2개 동을 넘어 많은 동으로 이뤄져 외형상 아파트 단지와 비슷하다.
이에 부동산 투자신탁의 일종인 리츠(REITS)를 도입할 경우 저렴한 임대료와 주거 안정성이란 공공의 장점을 유지하되, 공공재원에만 의존하지 않아 전체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시는 사회주택리츠를 통해 민간투자 유치나 직접 사업 참여를 유도해 고시원과 오피스 등에도 매입·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등 사업대상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도시재생 사업과도 연계해 세운상가 일대 건물을 확보한 후 리모델링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토지뱅크 역할을 하는 토지지원리츠는 사업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데 효과적이다. 시나 SH공사, 주택도시기금 출자 방식으로 기존보다 4배 이상 매입재원을 확보 가능하다. 성동구치소 부지 등 사회주택 공급이 가능한 넓은 부지에 대한 검토·협의가 이뤄지고 잇으며, 하반기 시의회 출자동의와 국토교통부 영업인가를 거쳐 속도를 높인다.
공동체주택은 면목동 공동체주택마을(38호 규모)을 이달 안에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디자인 워크숍을 거쳐 오는 12월 착공예정이다. 고덕강일지구에는 대규모 공동주택 700호 가량을 계획 중으로 공모지침을 와뇰하는대로 하반기 안에 사업자 공모·선정 절차를 진행한다. 공동체주택 정량·정성적 인증지표인 공동체주택 인증제도 공간·설계 등 물리적환경과 커뮤니티 프로그램, 주택관리 분야 등을 포함해 곧 발표될 예정이다. 인증제 참여 유도를 돕고자 공동체주택 인증제 아카데미도 운영된다.
지난해 국토부 주거복지로드맵에 사회주택이 포함되며, 전국 사업으로 시장이 확대됐으며, 하반기 중 국토부의 사회주택로드맵이 발표되면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사업성을 높이고 시장 규모를 키워줄 민간임대주택특별법 등 관련 법률과 제도 정비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서울보증보험, 하나은행 등이 사회·공동체주택 금융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사업자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12월 서울시, 우리·하나은행과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금융지원과 사업 컨설팅까지 진행하는 사회임대주택 금융지원센터를 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전까지 엇박자 나던 부분이 진전을 보이면서 사업 추진을 위한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며 “기존 사업들은 물론 중규모 보급으로 주거대안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9월 서울 마포구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녹색친구들 성산을 방문해 입주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