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생활속에 파고든 보험사기의 '덫'

요일제차보험 신종 보험사기 가능성
보험범죄 대중 인식 '그러려니..'
사회적 비용 증가..경제 성장 발목 잡아

입력 : 2010-03-19 오전 11:42:05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이젠 그만 퇴원하셔도 됩니다'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택시기사 A씨는 치료가 완료됐음에도 불구하고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막무가내다.
 
의사의 소견에 따라 퇴원이 가능함에도 나몰라라 드러눕는 피해자 앞에서는 병원도 보험사 직원도 그러려니 넘어가기 일쑤다.
 
A사 자동차보험 보상업무팀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보험금을 타 내는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도덕적 해이와 사회적 편견이 좀 심한 편이라고 하소연했다.
 
보험사기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켜 국가경제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인 요인중 하나다.
 
단순히 보험사들의 피해 뿐 아니라 선량한 계약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가입자들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폐해가 있다.  
 
◇ 맡겨둔 '곶감'인가..도덕적 해이 심각
 
마치 맡겨둔 '곶감' 빼먹듯 보험금을 받아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도덕적 해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인한 국가적 피해 규모는 연간 2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2549억원으로 지난 2008년도에 비해서 24.6% 급증했고 혐의자수도 4만1019명으로 전년 보다 32.7% 늘었다.
 
경기침체가 본격화 되면서 앞으로 보험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 보험범죄 대중 인식 '그러려니..'
 
하지만 보험범죄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너무 관대하다.
 
실제 보험연구원이 서울과 경기도에 거주하는 25~65세 성인남녀 8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성인 남여 30% 이상이 손실을 과장해 보험금을 타내는 행위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0% 이상은 고의사고 유발, 손실과장, 편승치료 등이 사회적으로 만연해 있다고 답했다.
 
실제 예를 들어 무보험상태인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당하면 보험에 가입돼 있는 가족을 운전자로 바꿔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는 흔하다.
 
또 전치 2주의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병원과 협의를 통해 3주 진단서를 써달라고 부탁을 하는 경우나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음에도 허리질환까지 치료한 후 보험사에 의료비를 통합적으로 청구하는 행위도 다반사다.
 
◇ 요일제차보험 '신종 보험사기' 가능성
 
신종 보험범죄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요일제차보험 상품은 현재 개발을 마쳐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OBD)의 보안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요일제자동차보험의 경우 다음달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OBD조작 가능성에 대해 보안 솔루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OBD를 서로 바꿔서 장착한 후 운행한다던지 미장착 상태로 운전을 하는 도덕적 헤이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운전자의 사정이 급한 경우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
 
보험업계 관계자는 "도로운행 차량을 줄이고 기름값을 아낀다는 녹색금융의 취지는 좋지만 자칫 일반인들도 보험범죄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셈"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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