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이 오는 25일까지만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박상융 특별검사보는 22일 브리핑에서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제2조에 규정된 수사 대상에 대해 그간 진상규명의 정도와 증거수집을 비롯한 수사 필요성 등 종합적인 상황을 판단해 특검은 굳이 더 조사나 수사가 적절한 정도는 아니라고 봐 기한 연장 승인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수사가 8월25일 종료됨에 따라 수사 대상으로 규정된 사안에 대한 진상규명 등 처분 내용을 27일 오후 밝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의 수사 기간은 60일로, 6월27일부터 이달 25일까지다. 특검법 제9조 제3항에 따라 특검팀은 기간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특검팀은 만료일 사흘 전인 이날 승인을 신청할 수 있지만, 논의 끝에 결국 수사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은 특검팀에서 댓글 조작 혐의의 주요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력을 집중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특검팀은 지난 6일과 9일 2차례에 걸쳐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후 수사 만료일 열흘 전인 15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해 또 다른 혐의로 제기됐던 공직선거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을 제외하고, 업무방해 혐의만 적용하는 등 영장심사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법원은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공모 관계의 성립 여부와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인멸의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피의자의 주거·직업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특검팀은 "기각 사유를 분석하고, 보강 수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대로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드루킹' 김모씨 등이 속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불법 자금 등 댓글 조작 외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는 등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의 절반도 진행하지 못한 결과를 냈다.
특검팀은 지난달 20일 댓글 조작 혐의로 재판 중인 김씨 등 4명을 추가로 기소하고, 이달 13일 '초뽀' 김모씨, '트렐로' 강모씨 등 2명을 구속기소하는 성과만을 올렸다. 이들은 네이버 아이디와 댓글 순위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등을 사용해 기사 댓글에 공감 또는 비공감을 클릭하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댓글 조작의 공범 혐의와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증거위조 혐의 등으로 수사한 경공모의 핵심 회원 도모 변호사에 대해서는 2차례 청구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이번 특검법 제2조에서 규정한 수사 대상은 ▲드루킹,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 조작 행위 ▲수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에 의한 불법 행위 ▲드루킹의 불법 자금과 관련된 행위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등이다.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의 박상융 특검보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