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공모해 19대 대선을 겨냥해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운영했다고 결론냈다.
허익범 특별검사는 27일 오후 수사결과 발표에서 킹크랩 개발 경위에 대해 "드루킹 김모씨가 2016년 여름 정당 선거관계자로부터 2007년 대선 당시 댓글기계 200대를 구입해 운영한 것이 많은 효과를 봤고, 대선에도 사용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지사에게 보여주고 허락을 받아 개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허 특검은 이어 "김 지사가 드루킹으로부터 앞으로 운용할 킹크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시연을 참관한 뒤 킹크랩 개발 및 운용을 허락했다"면서 "이는 드루킹의 USB에 저장돼 있는 '201611온라인정보보고' 등 각종 문서의 내용과 댓글작업과 관련된 기사목록, 브리핑에 참석한 참석자들의 진술 등으로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허 특검은 또 "김 지사가 대선 후인 2017년 6월7일 드루킹과 2018년 6·13 지방선거까지 인터넷 기사의 댓글 순위를 조작하는 작업을 연장하기로 하고, 그 대가로 드루킹을 통해 일본 대사를 원하던 도모 변호사를 센다이 총영사로 추천해 임명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4일 ‘컴퓨터 등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상 이익 표시’ 혐의로 김 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본 뒤 드루킹에게 현금 100만원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 "증거가 없다"면서 무혐의 처분했다. 김 지사가 경공모로부터 2000만원의 불법 후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모두 개인 후원금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돼 달리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허 특검은 이날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와 관련해 "고인과 유족에 대해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드루킹과 경공모 회원들의 금융거래내역 분석결과 드루킹의 불법자금 5000만원이 노 대표에게 제공됐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노 대표가 정식 입건 전 사망해 별도 처분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드루킹 일당의 인터넷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브리핑룸에서 60일 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