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일부 생명보험사들에 대한 종신보험 영업실태조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조만간 공식 발표하고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 조사 대상 보험사들은 종신보험의 연금전환 기능을 강조해 연금보험처럼 판매한 계약들이 문제가 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9일 "지난달에 실시한 4개 생보사 대상의 연금전환형 종신보험 상품에 대한 검사가 완료됐다"라며 "검사 후 조치를 위한 세부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 된 연금전환형 종신보험이란 사망을 보장함과 동시에 가입자 의사에 따라 연금전환이 가능한 상품이다. 그러나 일부 설계사들이 해당 보험을 판매하며 연금전환 기능만 강조함에 따라 연금보험에 가입했다고 믿은 소비자들이 불완전판매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다. 금감원이 이번 검사에 나선 이유 또한 해당 민원이 끊이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금감원 발표에도 지난해 종신보험의 신계약 건수 대비 불완전판매 비율은 0.72%를 기록하며 상품들 가운데 가장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았다. 이는 생보업계 전체 상품의 평균 불완전판매 비율(0.33%)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ING생명과 DB생명, KDB생명은 설계사채널을 통해 판매된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각각 0.56%, 0.80%, 1.24%로 모두 업계 평균(0.52%)를 상회했다.
여기에 기타 법인대리점을 통해 판매된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 비율 또한 ING생명(2.59%), DB생명(1.07%), KDB생명(1.49%) 모두 업계 평균인 1.06%보다 높았다.
반면 동양생명은 설계사채널(0.44%)과 기타 법인대리점(0.69%)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모두 업계 이하로 기록됐지만 신계약건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생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이들 4곳의 지난해 종신보험 판매량은 37만9773건이다. 동양생명이 11만3849건으로 가장 높았고 KDB생명 11만3305건, DB생명 7만8220건, ING생명 7만4399건 등이다.
이는 25개 생보사 전체 판매량(170만4990건) 중 약 22.2%에 달한다. 특히 자산기준 업계 16위의 동양생명과 12위의 KDB생명의 판매건수는 업계 3위인 교보생명(9만1659건)보다도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생보업계에서는 이번 금감원의 조사로 업계의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 사례는 그동안 꾸준히 문제가 제기된 부분"이라며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 보험사가 종신보험의 판매 비율이 높다는 부분 때문에 무리해서 상품을 팔았다고 본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다른 생보사들도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 비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29일 ING생명, DB생명, 동양생명, KDB생명 등을 대상으로 한 종신보험의 영업실태조사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