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체제로 재편되면서 2018년 한국 정치권이 다시 올드보이 전성시대를 맞았다. 국무총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까지 모두 노무현정부에서 날고기던 정치인들이 여야 4당을 장악한 셈이다. 특히 손·이·정 대표는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자웅을 겨룬 바 있다. 한 당의 대선후보를 놓고 경쟁했던 세 사람이 11년 만에 여야 정당의 대표로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손 대표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에서 당원 투표(권리당원 50%, 일반당원 25%)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25%)를 합산한 결과 27.02%의 최종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앞서 민주당과 평화당은 지난달 전당대회를 통해 이·정 대표를 각각 선출했다.
정치권에서는 올드보이 정치인들의 등장으로 “젊은 정치인 충원과 세대교체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여야 대표의 평균 연령이 부쩍 높아졌다. 손 대표는 올해 71세다. 이 대표와 정 대표는 각각 66세와 65세다. 김 위원장 역시 64세로 두 사람과 비슷한 연배다. 여야 4당 대표의 평균 나이는 66.5세가 된다. 아울러 이들이 오랜 기간 정치를 한 만큼 자신의 뜻을 쉽게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면 여야 간 소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서로를 너무 잘 아는만큼 협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손 대표는 이날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협치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다당제가 현실이 된 지금 여소야대의 난국을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유럽식의 합의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최고 수준의 협치를 하겠다”며 야당에 대화의 손짓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바른당 최고위원에는 하태경, 이준석 후보가 각각 22.68%, 19.3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권은희 후보는 6.85%로 4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여성 몫으로 최고위원이 됐다. 당연직 청년 최고위원은 김수민 의원이 거머쥐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후보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새 당대표로 선출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