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저는 누구보다 정치권력 따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사람입니다. '쌍용차 사태' 진상조사 결과 승복하지 않습니다."
'쌍용차 사태' 폭력진압 등 경찰의 불법행위를 은폐하고, '이명박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경찰 내 '댓글조작팀'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경찰에 소환됐다.
조 전 청장은 이날 오전 9시 경찰청으로 출석해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제가 지시한 것은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경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이렇게 지시한 것 밖에 없다. 지금 언론에서 공작공작 하는데 공작이라는 게 은밀하게 진행되는게 공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공개적으로 지시한 것이 그게 어떻게 공작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댓글공작이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를 묻자 "저는 누구보다도 정치적 중립을 지켜왔고 정치권력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사람"이라면서 "정치에 관여하라고 결코 지시한 적이 없다. 지시했다고 한다면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강조했다.
조 전 청장은 특히 최근 '쌍용차 사태' 당시 경찰이 불법적인 강제진압을 밀어붙였다는 경찰 진상조사위원회 조사결과에 대해 "결코 승복하지 않는다. 팩트는 팩트"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사실관계 왜곡하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됐다"면서 "사실관계에 기반해서 비판하고 어떤 비난을 해야지 사실관계 왜곡해서 비난하고 비판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전 경찰 수장으로서 소환 조사를 받게 된 심정에 대해서는 "참 황당하다. 제가 이런 것 때문에 포토라인에 서야 하는게 제 자신이 이해를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조 전 청장은 경찰청장 재임 당시 경찰 내 댓글 공작팀을 설치·운영하면서 이명박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되도록 댓글을 조작하고 '쌍용차 사태' 폭력진압 등 경찰의 불법행위를 은폐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7월28일 진상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쌍용사태 당시 진압방법과 관련해 강희락 경찰청장과 조현오 경기청장 사이에 이견이 있었지만 조 청장이 청와대 측 승인을 받아 강경진압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쌍용차 사태'는 2009년 8월 쌍용차 노조가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을 경찰이 헬기를 동원해 최루액을 공중분사하고, 경찰 특공대원들을 투입해 테이저건 등 대테러 진압 장비로 폭력진압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당시 쌍용차 노조원 100여명이 부상을 당했고, 진압에 나섰던 경찰관 일부도 상해를 입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에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소환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