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코스닥 지수가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회계 처리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800선에 안착했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의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고 기관 자금 유입 및 거래대금 증가 등 수급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닥 지수의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바닥 통과…상승세 지속 전망
6일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82포인트(0.59%) 내린 815.18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2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800선은 공고히 지키는 모습이다. 코스닥 지수는 6~7월 급격한 내림세를 타면서 지난 7월25일 연중 최저점인 748.89(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다.
북미 정상회담 종료로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잦아들고 미-중 무역분쟁이 두드러진 탓이다. 금융당국의 테마감리 소식이 전해지는 등 회계처리 이슈로 시장을 주도하던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지수를 끌어내린 요인이다.
코스닥 지수는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시장에 내성이 생긴데다 지난달 중순 반기보고서 제출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회계처리 이슈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오름세를 탔고 지난달 말 800선에 올라선 뒤 안착하는 흐름이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과 외국인이 코스닥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은 지난달 14일부터 이날까지 3800억원을 순매수했다. 투신은 이 중 1800억원가량을 사들였다. 같은 기관 외국인은 2450억원을 순매수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가격 매력을 바탕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800선을 확보하면서 저점(7월25일) 대비 10%가량 올랐다"며 "6~7월 조정이 강세 기조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됐고 여러 가지 기술적 징후들을 고려할 때 코스닥 지수는 바닥을 벗어나 반등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스닥 지수의 가격 조정이 약세장 전환의 임계치인 20%를 넘지 않았고 코스닥150 레버리지가 쌍 바닥 패턴을 형성했다는 점, 코스닥150 선물 인버스 등을 볼 때 코스닥이 중기 바닥을 통과했고 상승 기대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투신의 매수세도 코스닥 지수 상승 전망의 근거로 꼽힌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기관 순매수의 상당 부분을 투신(자산운용사)가 차지했는데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어 투신의 코스닥 순매수 흐름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투신이 코스피 순매도, 코스닥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주식형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코스닥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7~8월 3조5000억원 안팎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이달 4조원 정도로 늘어났다는 점도 코스닥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바이오주·엔터 등 성장주 주목
코스닥 지수 상승은 제약·바이오주와 IT 기업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약·바이오주와 반도체 업종 투자 심리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며 "IT 업종의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매력, 글로벌 기술 수출이 가능한 바이오 업체의 잠재력 등은 코스닥에 충분한 상승 여력을 주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주는 회계처리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전반적인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고 글로벌 판권 이전과 임상 진행 소식 등 개별 업체의 호재와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연말까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주 중심의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가 바닥에서 단순히 낙폭과대주의 상승인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엔터주 등 성장주가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거시 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는 엔터주의 성장주 콘셉트인 시장 및 제품 확대 논리가 적용되면서 엔터·미디어·게임 등 콘텐츠, 헬스케어, 전기차 등의 종목 장세가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3차 남북 정상회담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는 남북경협주와 최저임금 등과 관련된 무인화 관련주, 계절적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고배당주 등도 주목해야 할 종목군으로 거론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