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건강한 성인 남성도 가끔 머리가 핑핑 돌거나 어지러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일시적으로 느껴지는 어지럼증은 대수롭지 않게 치부해 그냥 넘어가기 쉽다. 하지만 반복되고 심해진 어지럼증으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고, 중증 질환으로의 연결 가능성이 있어 무작정 방치하는 것은 위험하다.
건강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어지럼증 환자수는 약 85만명으로 2010년 약 60만명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우리 몸은 신체 균형과 자세 유지를 위해 시각, 청각, 체감각(관절, 근육, 피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뇌 중추에서 통합해 안구 운동과 팔, 다리 활용으로 안정적인 시야와 자세를 유지한다. 이 과정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이 발생하게 된다.
원인에 따라 어지럼증 증상은 다양하다. 자신은 가만히 있는데도 주위가 빙빙 돈다면 '회전성 어지럼증'이다. 이때는 회전의 방향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반면, 몸이 흔들리고 휘청거리며 떠오르는 듯 하지만 방향성이 명확치 않은 경우는 '동요형 어지럼증'이다. 이밖에 중심 잡기가 어려운 '평형장애형 어지럼증', 눈앞이 캄캄해지고 정신이 몽롱해지는 '실신형 어지럼증' 등이 있다.
어지럼증은 여러 가지 질환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발전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가벼운 감기로 인해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뇌신경, 심혈관계의 이상, 귓속 말초전정기관 이상, 심리적인 원인 등인 경우 즉각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뇌신경계의 이상이 원인이라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몸에 균형이 잡히지 않아 휘청거리거나, 말이 어눌해진다. 또 물체가 2개로 보이거나 한 쪽 몸에 감각 이상 증상이 동반되면, 뇌로 가는 혈류 장애로 인한 허혈성 뇌경색이나 뇌출혈, 뇌종양이 원인일 수 있다.
뇌와 다리를 연결하는 말초신경이 손상을 입으면 중심을 잘 잡지 못하는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한다. 교통사고 등으로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뇌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 만성적인 평형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김치경 고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의 주요 전조증상 중 하나가 어지럼증"라며 "반복되는 어지럼증과 함께 몸에 균형이 안 잡히거나, 말이 어눌한 증상이 동반된다면 미리 진단과 치료를 받아 중증질환이 되는 것을 예방해야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