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임현진)가 18일 새 대법관 후보자로 김주영 변호사와 문형배 부산가정법원장, 김상환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를 추천했다.
추천위는 이날 오후 3시 추천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들 3명을 새 대법관 후보자로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법관후보자추천위원회가 18일 대법관 후보로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한 후보자들. 왼쪽부터 김주영 변호사·문형배 부산가정법원장·김상환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이상 가나다순)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증권관련 분쟁 권위자다. 서울출신으로 영동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나왔다. 사법연수원을 18기로 수료한 뒤 여의도 김앤장법률사무소와 Woolley 법률사무소· 지구촌합동법률사무소를 거쳐 2000년에 지금의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가 됐다.
서민경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여의도투자자권익연구소장과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경제정의위원장,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 등으로 일했다. 현재는 한누리 대표와 함께 밀알복지재단 이사, 대검찰청 사건평정위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 푸르메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문 법원장은 사법연수원 18기로,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대아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과거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1992년 부산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부산지법과 부산고법에서 판사로 일했으며, 창원지법·부산지법에서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이어 창원지법 진주지원장 및 거창지원장을 겸임한 뒤 2012년 고법 부장판사가 돼 부산고법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2016년 부산가정법원장으로 취임했다.
사법연수생 시절인 1988년, 5공시절 사법부 수뇌부가 그대로 유임되자 사법연수원 노동법연구회를 중심으로 서명운동을 벌였고 2003년 대법관 제청파문 당시인 제4차 사법파동 당시에는 부산지법 단독재판부에 근무하면서 핵심역할을 했다. 정치인과 고위공무원이 비리 사건을 많이 다뤘다.
대전 출신의 김상환 수석부장은 전형적인 실무 법관이면서도 균형 있는 경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보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사법연수원을 20기로 수료한 뒤 1994년부터 부산지법·서울지법 의정부지원·서울고법·제주지법·수원지법·서울중앙지법 등 일선 법원에서 재판업무를 맡아왔다. 2000년에 독일 뮌헨대학에 파견돼 연구과정을 거쳤으며 2002년과 2008년에 각각 헌법재판소에서 파견근무를 했다.
2015년 서울중앙지법 근무 당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 사건을 맡아 원 전 원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당시 김 수석부장의 친형이 국정원 고위간부 출신으로 있다가 퇴직했는데, 친형이 현직은 아니지만 국정원 측에서 친형을 통해 접촉을 시도할 것을 우려해 재판 기간 동안은 친형의 전화연락도 하지 않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유명한 일화가 됐다.
임현진 위원장은 "작금 사법부의 명예는 실추되어 있다. 민주주의의 요체가 권력분립에 있다면 사법권의 독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이에 국민의 권익 보호라는 헌법정신아래 사법정의의 확립이라는 시대적 소명의식을 지닌 대법관을 모시기 위해 노력했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한국사회의 다원화에 부응해 여러 분야에서 전문적 활동을 해 온 분들이 천거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지만, 오늘의 시대변화에 비추어 대법원이라는 최고법원의 법관에게 요구되는 역사관, 균형감, 개혁성, 도덕성, 통찰력 등을 기준으로 3분의 훌륭한 후보자를 추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이들 세 후보자들이 다룬 주요판결과 업무 내역 등을 공개하고 법원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한 뒤 9월말이나 10월초 쯤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 대법관 후보자 1명을 임명제청할 계획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