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정부, 한미FTA 화물차 관세연장 손실 축소"

미국진출 규모 6분의1로 축소…정유섭 "업계의견 묻지도 않아"

입력 : 2018-10-10 오후 3:27:4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과정에서 국산 화물차 관세를 20년 연장하면서 업계 의견을 제대로 묻지 않고, 수출 손실 규모도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동차업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미 FTA 개정 협상 당시 관련 업계의견은 전혀 수렴하지 않은 채 협상했다”며 “‘한미FTA 개정 영향평가 결과’ 보고서에선 관세철폐 시기 연장에 따른 한국산 화물차의 수출 손실을 축소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2007년과 2011년 FTA 협상에서 한미 양국은 한국산 화물차에 부과되는 25%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고, 내년 1월1일부터 3년간 8.33%씩 관세를 인하해 2021년 1월1일에 완전 철폐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 협상에서 양국은 다시 관세인하를 유예하고, 발효 30년차가 되는 2041년 1월1일에 철폐하기로 다시 합의했다. 한국산 화물차의 미국 진출이 20년 미뤄진 것이다.
 
정 의원은 “실제 2015년부터 현대자동차는 관세 철폐를 앞두고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진출을 위해 국내생산 또는 미국 현지생산을 검토해 왔으나 이번 한미 FTA 개정으로 관세철폐 시기가 20년이나 연장돼 국내 생산은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제품 개발 및 생산, 수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관세를 협상하면서 산업부는 자동차업계에 피해영향이나 의견은 전혀 묻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관세 연장의 효과도 축소 계산됐다고 주장했다. 국책연구소인 산업연구원은 관세 연장 효과로 인해 연간 2960대의 수출 기회를 상실한다고 평가했지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6만6600대의 수출 기회를 상실한다고 추산한 것이다. 정 의원은 정부의 손실예측이 현저히 낮은 데 대해 “산업연구원에서 한국산 픽업트럭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시장규모를 274만대에서 42만대로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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