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한미FTA 자동차 분야 굴욕적 양보"

픽업트럭 미국시장 진출 불가능 비판…"자동차업계 종사자들에 사과해야"

입력 : 2018-03-27 오전 11:47:23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는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서 정부가 철강 분야에서 양보받는 대신 자동차 분야, 특히 픽업트럭 부문에서 굴욕적인 양보를 했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현대차 노조는 2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번 FTA에서 자동차 분야 합의내용을 살펴보면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 철폐시점을 기존 2021년에서 2041년까지 20년이 연장되는 것으로 개악됐다”면서 “또한 한국 안전기준에는 미달하지만 미국 기준에 충족하는 차량의 제작사별 허용물량이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두 배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2020년 이후 출시예정인 픽업트럭 콘셉트카를 공개했으며, 통상적으로 콘셉트카 공개 후 2~3년후 양산차 출시로 이어진다. 이번 협상으로 인해 국내 픽업트럭의 미국시장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정부는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가 없기 때문에 미국관세 철폐 시한을 2041년까지 연장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이번 자동차 분야 FTA 합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을 죽이려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견제와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트럼프정부의 요구를 수용한 굴욕적 협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미국차의 수입허용 기준 완화와 국내차의 미국 픽업트럭 시장진출 원천봉쇄에 대해 국내 완성차 및 협력부품업체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공식사과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발전전망과 대책을 조속히 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가 이번 FTA 재협상에서 정부가 자동차 분야에서 굴욕적인 양보를 했다면서 비판했다. 사진/현대차 노조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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