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피로·숙취, 간 손상의 시작 '지방간' 의심해야

방치하면 심각한 간 손상 초래…정기검진 통해 주기적 확인 필요

입력 : 2018-10-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푹 쉬어도 쉰 것 같이 않은 피로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충분한 숙면과 휴식을 취해도 개운함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은 현대인들의 오랜 고질병이기도 하다. 하지만 충분히 쉬어도 피곤하다거나 숙취가 지나치게 오래가는 등의 증상이 계속될 때 그저 피로로만 치부하고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풀리지 않는 피로의 원인이 지방간이라면 이후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은 몸속 화학공장이라 일컬어질 만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체내로 유입되는 독소와 노폐물의 75%가 간에서 해독되며, 몸에 침투되는 세균들은 식균작용을 통해 1% 미만만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탄수화물 대사, 아미노산 및 단백질 대사, 지방 대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 호르몬 대사, 영양소 합성 등 또한 간의 몫이다.
 
이처럼 간은 우리 몸에서 하는 일이 500가지가 넘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이상 여부를 알아채기 쉽지 않다. 간의 기능이 저하되면 해독과 대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실제로 만성피로 환자 중 약 20%는 간 기능 이상 진단을 받는다는 보고도 있다.
 
간 손상은 지방간에서 시작된다. 지방간이란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말하며, 간에 지방이 축적돼 전체 간의 5% 이상이 지방이 되면 지방간으로 간주한다. 지방간은 크게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기저질환 없이 발생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지방간은 흔히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흰쌀밥 위주의 식습관으로 인한 지방간 발생 비율이 전체 인구의 약 30%에 이를 정도로 높다.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다. 전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약 25%는 심한 간손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며, 방치 시에는 간경변, 심한 경우 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지방간 진단을 받는다면 정기적인 검사와 함께 체중감량을 비롯한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지방간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피로감을 자주 느끼거나 전신쇠약감, 오른쪽 윗배 통증이 느껴질 때에는 지방간을 의심해 봐야 한다. 증상의 정도는 지방 축적 정도 및 기간, 동반 질환 유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의 지방간은 초음파 검사나 간 기능 검사를 통해 발견된다. 음주에 의한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면 술을 끊어야 하고, 비만이 원인이면 체중감소, 당뇨병이 동반된 지방간은 혈당 조절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하되 과일이나 곡물과 같은 탄수화물 섭취를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 특히 단당류가 함유된 탄산음료 및 시럽이 함유된 커피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영선 고대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는 "간은 재생 능력이 탁월한 기관이지만, 지나치게 손상 받아 간 섬유화 또는 간경변까지 진행된다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충분히 쉬어도 피곤하다거나 숙취가 지나치게 오래가는 등의 증상의 원인이 지방간이라면 단순한 피로로 치부해선 위험하다. 방치하면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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