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동통신사들이 신규 요즘제를 출시하면 이를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의무적으로 판매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다.
노 의원은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8가지 입법·정책 과제'를 제안하며 "이통사들이 신규 요금제를 내놓으면 이를 알뜰폰에도 의무적으로 판매하도록 법제화하거나 정책적·행정적으로 유도해야 한다"며 "그래야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사들의 저렴한 요금제와 경쟁하며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대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을 제시했다. 사진/박현준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정부가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기가바이트(GB)와 음성 200분 제공) 의무화를 추진하자 월 3만원대에 데이터 1.1~1.3GB(음성·문자 무제한)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잇달아 출시하며 대응했다. 선택약정할인(25%)을 적용받으면 월 통신요금은 2만원대로 내려간다.
하지만 이통 3사는 이 요금제는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도매로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알뜰폰 가입자들이 이통 3사로 빠져나가며 알뜰폰 사업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고 도매 판매를 거부해 알뜰폰 사업자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며 "망 도매 판매 의무화는 유효경쟁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이를 근거로 이통사들이 신규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의무적으로 판매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이통사들이 저렴한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판매하지 않으면 알뜰폰 가입자들이 계속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또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보다 혜택을 늘려 월 2만원대에 2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통사들이 출시한 3만원대 요금제(데이터 1GB, 음성·문자 무제한)와 2만원대의 2GB 요금제(음성·문자 제한) 중 소비자들이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는 "보편요금제의 혜택을 늘리면서 알뜰폰 사업자 지원책은 병행해 가계통신비 절감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노 의원은 ▲기초연금수급자 월 1만1000원 통신요금 인하 홍보 강화▲주파수 경매대금을 통신비 인하 용도로 사용 ▲선택약정할인율 25%에서 30%로 상향 ▲스마트폰 단말기 요금 및 수리비 인하 ▲해외 음성·데이터 요금 국내 수준으로 인하 ▲분리공시제 도입 등을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으로 제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생경제연구소·소비자시민모임·한국소비자연맹·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참여해 이통사들에게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