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장애는 다수와 소수, 갑과 을의 문제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샘터|류승연 지음

입력 : 2018-11-13 오후 1:47:58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장애의 문제는 다수와 소수의 문제, 나아가 갑과 을의 문제다."
 
올해 초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로 발달장애 아이가 있는 가정 현실의 문제를 다각도로 짚어낸 류승연씨가 신간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를 펴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 세계'에 대한 모색이다. 전작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장애인을 혐오와 동정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왜 잘못됐는지, 그리고 왜 우리와 다르지 않은지를 날카롭게 짚어준다. 장애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지난 세월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필요 이상으로 '같음'에 집착한다. 같은 것을 솎아내 카르텔을 만들고 같지 않은 것은 철저히 배제한다. 힘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다수와 소수, 갑과 을의 문제로 이어진다. 
 
저자는 다수인 비장애인이 소수의 장애인을 대상화하는 행위도 이런 부류의 문제라 일컫는다. 
 
"자신이 영원히 다수에 속할 것이라는 보장, 평생 갑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보장은 그 누구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수인 장애인의 삶에, 장애인을 위한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저자가 바라는 세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가운데서 만나는 사회다. 장애가 인생의 장애가 되어버리지 않는 세상, ‘장애인 접근 금지’ 같은 것은 없는 세상, 행복한 성인으로 살아가는 데 장애는 한 줌의 불편함 정도가 되는 세상이다.
 
정치부 기자 출신이었던 저자 역시 장애를 남의 일인 줄로만 알고 살았었다. 그러다 어느날 장애 아이를 낳고 10년째 길러오며 장애를 다시 보게 됐고 우리사회의 장애 복지의 열악성을 돌아보게 됐다.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우리의 신체는 점차 제 기능을 잃어간다. 다시 말해 노화로 인해 장애인이 되어가는 것이다. 장애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책 표지. 사진/샘터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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