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타인의 슬픔’은 온전히 이해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공감하려 노력하다 보면 그 언저리 정도엔 미칠지 모를 일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슬픔’을 공부한 글들을 추려 엮었다. 헤로도토스, 헤밍웨이의 시로부터 상실, 덧없음 등의 감정을 읽고, 카뮈와 보르헤스의 소설로 좋은 사람의 요건을 묻는다. 국정농단과 세월호 사건 등 사회 이슈에서 희망과 절망을 오가기도 한다. 문학 작품을 비롯 비틀스의 곡 ‘노르웨이의 숲’ 등을 해석하며 세상을 고찰하는 정확한 시선을 담았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지음|한겨레출판 펴냄
지난해 출간된 ‘퇴사준비생의 도쿄’는 서점가에서 ‘창업준비생의 도쿄’로 읽혔다. 고객 취향을 독창적으로 해석하는 도쿄 가게들을 탐사하며 창업 인사이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다. 후속작에서 저자는 과거를 재해석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런던 만의 사업 방식에 주목한다. 요일마다 다른 가격을 책정하는 레스토랑, 주류 판매 면허가 필요 없는 술집, 200만원 책을 파는 서점 등 독창적 매장들이 소개된다. ‘제 2의 직업’에 대한 고민이 필수인 시대에 생생한 비즈니스 통찰서다.
퇴사준비생의 런던
이동진 지음|트래블코드 펴냄
지천명을 목전에 둔 ‘아재’는 현재 20대의 몸으로 살고 있다. 식탁에 올리는 음식에 대대적인 변혁을 꾀하면서부터다. IT전문가인 저자 데이브 아스프리는 조만간 절명할 거라는 의사의 이야기에 자신의 기술을 이용해 몸을 철저히 분석하는 일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세계 유수의 영상사와 의학박사 등의 연구 자료를 분석하며 스스로 실험을 한 끝에 120개의 ‘보약 레시피’를 완성했다. 책에는 그의 경험이 담긴 조리법과 함께 양준상 전문의가 쓴 ‘한국적인 레시피’까지 수록됐다.
최강의 레시피
데이브 아스프리 지음|양준상 옮김|앵글북스 펴냄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제3의 엔진’으로 불려왔다. 오는 2030년이 되면 미국을 앞지르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넘쳐난다. 과연 신빙성이 있는 주장일까. 호주 출신의 중국 경제 전문가 디니 맥마흔은 중국 경제의 최대 약점이 거대한 빚 더미에 있다고 지적한다.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과잉 투자 구조, 좀비상태의 국영기업 등은 중국의 성장한계를 그대로 담고 있다. 저자는 향후 세계 불황이 중국발 위기로 시작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
빚의 만리장성
디니 맥마흔 지음|유강은 옮김|미지북스 펴냄
존 버닝햄은 심오한 주제를 무심한 듯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 온 80세의 세계적인 그림책 거장이다. ‘지각대장 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등을 통해 그만의 상상력과 자유분방한 채색 작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신작에서도 그는 자연친화적인 동물들과 대화를 시도하며 자신 만의 상상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옷을 빼앗아가는 독수리, 방귀를 뀌는 코끼리, 몸을 밀치는 오소리 등 엉뚱한 동물들의 행동과 놀이에 시원한 해방감과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
호랑이가 책을 읽어준다면
존 버닝햄 지음|미디어창비 펴냄
케임브리지대 물리학 박사인 저자는 10년 동안 전 세계 과학자와 운동선수를 찾아 다니며 ‘지구력’의 원리를 파헤쳤다. 그에 따르면 지구력은 ‘그만두고 싶은 충동과 계속해서 싸우며 현 상태를 유지하는 힘’이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그가 만난 사람들은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몸과 마음을 집중시키는 훈련을 하고 있다. 남극 횡단을 떠났다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섀클턴, 바다 한가운데서 아들을 30분 동안 들어올려 살려낸 리아넌 등의 사례에서 ‘인듀어’ 이론을 끌어낸다.
인듀어
알렉스 허친슨 지음|서유라 옮김|다산초당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