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에게 한-아세안 관계 수립 30주년이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한국 개최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 선텍 회의장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나는 아세안 정상들과 함께 한-아세안의 새로운 30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아세안의 관계가 한 차원 더 높아질 것”이라며 “아세안의 하나된 힘으로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이 앞당겨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나는 아세안의 무한한 잠재력과 하나 된 힘을 믿는다. 또한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아세안과 함께 만들겠다는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지난해 천명한 ‘신남방정책’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9월까지 한-아세안 교역 규모가 지난해 동기대비 6% 증가한 1200억달러에 달하고, 상호 방문자도 17% 증가해 800만 명을 넘은 것을 언급하면서 “더욱 속도를 내겠다.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류와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2020년 상호교역액 2000억달러, 상호방문객 15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제안한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성사될 경우 지난 2014년 부산에서 열린 뒤 5년 만으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국내에서 개최되는 최대 규모의 다자정상회의가 된다. 아울러 아세안 주요 대화 상대국 중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특별정상회의를 5년 간격으로 3차례 개최하게 된다. 중국과 일본은 10년 간격으로 2차례,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1차례 개최했다.
이는 아세안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의 위상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신남방정책에 대한 아세안측의 화답이라는 평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는 아세안 국가들 중 특히 높은 경제성장률을 자랑하는 메콩지역 5개국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태국과의 실질적 협력을 강화·증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해 말리키오스만 싱가포르 외교 및 국방담당 선임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싱가포르=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