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장바구니는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어요. 휴대폰처럼 장바구니가 일상이 되는 거리를 만들고 싶어요."(ecOX3팀)
장바구니 아이템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지닌 10대 청소년들이 있다. 도영주씨와 김이현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친환경뿐만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도 탁월한 장바구니를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팀 이름은 ecOX3(이콕쓰리)로 세상을 바꾸는 3개의 O를 의미한다. eco(환경·생태), revolution(혁명), solution(해법·해결책) 등 세 키워드로 팀의 지향성을 담아냈다. 김씨와 도씨는 재단법인 숲과나눔의 풀:씨 시민아이디어 공모사업에 선정돼 활동 중이다. 환경·안전·건강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지닌 개인, 소규모 단체가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사회운동 모델로 기획됐다. 김씨는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의 글로벌 에코리더로 6년간 활동한 경험도 있다.
이콕쓰리의 아이템은 '서스백(Susbag)'이다. sustainable(환경 파괴 없이 지속 가능한)과 bag(가방)의 결합어로, 환경 파괴 없는 장바구니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는 꿈을 투영했다.
장바구니는 비닐봉지를 대체하는 친환경 제품이다. 비닐쓰레기는 만드는데 1초가 걸리지만 분해되는 데 400년이 걸릴 만큼 사실상 자연분해가 어렵다. 우리나라는 1인당 비닐봉지 사용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 중 한곳으로 알려져 있다.이런 상황에서 장바구니는 환경오염 주범을 대체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상품으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콕쓰리의 목표는 단순한 친환경 장바구니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 면에서도 갖고 싶고, 들고 다니고 싶은 가방을 만드는 게 꿈이다. 도씨는 "장바구니 디자인에 가장 많이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콕쓰리는 미국 팝 아티스트 케니 샤프(Kenny Scharf) 작품 전시회 등 다양한 전시회에 다니며 장바구니 디자인을 구상하고 있다.
김씨는 "장바구니는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갖고 싶은 장바구니를 만들 수 있다면 잠재력은 더 크다고 본다"며 "주부만 사용하고 누구다 다 쓰는, 값싼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벗겨내고 탁월한 디자인으로 꾸며지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고 장바구니의 변신을 강조했다.
이콕쓰리가 디자인한 서스백은 올해 말쯤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장바구니의 가치를 알리는 활동으로 리마인더 스티커를 디자인·제작해 주거 시설, 공공기관에 부착할 계획이다. 이들은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잠깐, 가스불은 끄셨나요?'라는 스티커처럼 '잠깐, 장바구니는 챙기셨나요?'와 같은 내용의 스티커를 집을 나서기 전에 볼 수 있다면 장바구니 휴대를 잊어버리는 상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학교와의 컬래버, 대형마트 부착 등 다양한 계획을 검토 중이다.
김씨는 "우리팀의 목표는 서스백 프로젝트를 통해서 장바구니가 우리 일상에 늘 쓰이는, 그래서 휴대폰처럼 보편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0대 청소년인 도영주씨(왼쪽)와 김이현씨는 친환경에 디자인을 갖춘 장바구니 '서스백' 제조, 디자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사진=이콕쓰리
사진=이콕쓰리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