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비핵화 촉진을 위한 제재완화에 대해 포괄적인 대화를 나눴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따른 상응조치’를 강조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한 러시아의 역할을 당부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현지 호텔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1시간여 대화를 나눴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보내준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동안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고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외에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제시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에 지지의사를 밝히고 러시아의 적극 협력을 약속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처럼 제재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는지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두 분의 생각과 평가를 교환하는 솔직한 자리였다”고 말을 아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해선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재 협의중’이라고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4번째이며,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기간 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뒤 5개월여 만이다. 양 정상은 양국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미래지향적이며 호혜적인 협력 확대를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협력을 위한 9개다리(9-Bridge) 분야와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및 보건의료 협력 등 6월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현황을 점검하고, 수교 30주년인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불, 인적교류 100만명’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오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싱가포르=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