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폭행과 마약흡입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 조사결과 양 회장은 불법 음란물을 유통·방치한 ‘웹하드 카르텔’의 주범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16일 양 회장을 기소의견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다.
마약 투여, 음란물 유통 방조, 폭행, 욕설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전 회장이 16일 오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진관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안전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씨가 웹하드 업체 두 곳, 필터링, 디지털 장의사 업체 실소유주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이를 통해 웹하드 카르텔의 실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0여건은 불법적으로 촬영된 성적 영상물로 드러났다. 정 과장은 "디지털장의 업체에서 불법 촬영물 100여건을 삭제하라고 의뢰했지만 양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웹하드 사이트에서 유통했다"고 지적했다.
양씨가 받고 있는 혐의는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마약류 관리법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음란물 유포 방조) ▲업무상 횡령 ▲저작권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방조) ▲폭행(상해)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총 9가지다.
이 가운데 가장 피해규모가 큰 것은 저작권법 위반과 음란물 유포 방조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2013년 12월 4일부터 지난 9월 26일까지 웹하드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헤비업로더 등과 공모해 불법 음란물 총 5만2500여건을 유포했다. 이렇게 양씨가 얻은 불법 수익은 확인된 금액만 70억이다. 침해된 지적재산권은 총 230여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씨가 웹하드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사이트에 가입한 약 500만명의 회원들 간의 업·다운로드를 중개하고 자료를 다운로드받은 회원들로부터 이용요금을 받아 업로드한 회원들과 정해진 비율에 따라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양씨가 운영해 온 웹하드 사이트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약 1년 간 올린 수익은 554억원으로 추산된다. 정 과장은 “양씨가 헤비업로더들에게 매월 30건 이상 음란물을 업로드하도록 독려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웹하드·필터링·콘텐츠 제공업체 대표 등 관련자 19명과 업로더 61명 등 총 80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치는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또 웹하드카르텔 관련자 59명을 추가로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은 양씨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대마초 등 마약, 도검, 활 등 증거물 및 폭행·강요 등 각종 가혹행위 증거들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그동안 한국미래기술 관계사 전·현직 직원과 제보자 600여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수사를 해왔다. 양씨는 이 가운데 대마흡입 사실은 시인했으나 필로폰 등 환각제 투약 혐의는 부인했다.
경찰은 양씨가 수년 전 본인 소유의 오피스텔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양씨는 검찰로 송치되기 전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입을 다물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