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이병철 31주기 추모식…이재용 등 총수일가 별도 참배

이재현 CJ 회장도 가족과 선영 찾아…기제사는 CJ인재원서 진행

입력 : 2018-11-19 오후 2:26:0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1주기 추모식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조촐하게 진행됐다. 삼성, CJ, 신세계, 한솔 등 범삼성가 경영진이 차례로 선영을 찾아 호암의 창업정신을 되새겼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추모식에는 신종균·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 계열사 경영진 40여명이 참석했다. 권오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은 다리 부상으로 불참했다. 2년 만에 추모식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은 지난주 미리 선영을 참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범삼성가의 공동행사로 치러진 추모식은 지난 2012년부터 시간을 달리해 그룹별로 진행하고 있다. 각 그룹의 외형이 커지면서 한 번에 행사를 치르기 힘들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그해 발생한 삼성과 CJ 간 상속분쟁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게 지배적 평가다. 갈등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2014년 이재현 CJ 회장이 항소심을 앞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범삼성가에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가 제출됐고, 이듬해 상속 분할 소송을 제기했던 이맹희 CJ 명예회장이 별세하자 이 부회장이 조문하며 선대의 악연을 끝내려는 의지를 보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31주기 추도식이 열린 19일 오전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오른쪽)이 관계자 부축을 받으며 가족들과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CJ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손경식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이 추모식에 참석하며, 뒤이어 한솔과 신세계도 차례로 추모식을 거행한다. 이재현 회장 등 CJ 총수 일가는 오전 일찍 선영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이 추모식 당일 선영을 방문한 것은 7년 만이다. 이 회장 내외는 이날 오전 9시께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팀 부장 부부, 딸 이경후 CJ ENM 상무 부부와 선영을 참배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지난달 이 부장과 결혼한 이다희 전 아나운서도 함께 해 범삼성가 일원으로서 첫 인사를 했다. 
 
호암의 기제사는 이날 저녁 서울 중구 필동에 위치한 CJ인재원에서 열린다. 2010년까지는 생전 고인이 살았던 서울 장충동 집에서 지냈지만, 2011년부터 CJ인재원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2013년 기업비리 혐의로 구속돼 제사에 불참했으나, 2016년 석방 후 4년 만에 참석하며 제주로서 제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CJ인재원에서 진행된 제사에 참석한 적은 없지만 홍 전 관장 등은 몇 차례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CJ는 이날 오전 CJ인재원에서 호암 추모포럼을 개최했다. 추모포럼은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계승, 실천하자는 뜻에서 지난 2016년부터 기일 오전 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첫 해 주제는 '호암철학'이었고 지난해에는 '사업보국'을 중심으로 포럼이 열렸다. 올해는 박근희 부회장이 '호암의 인재제일 철학'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 박 부회장은 삼성생명 부회장을 지낸 삼성맨 출신으로 지난 8월 전격적으로 CJ에 합류했다. 
 
지난 1977년 11월19일 별세한 호암은 사업보국과 인재제일을 내세운 경영철학으로 삼성의 기반을 닦았다. 특히 재계의 우려 속에서도 반도체 사업에 도전해 오늘날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주역으로 평가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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