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5대 건설사의 미청구공사액이 전년 말보다 약 2000억원 감소했다. 건설사들이 해외 등에서 공격적인 수주보다 내실 경영으로 선회한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한 국내 대형건설사가 두바이 공사 중인 복합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5대 건설사의 올 3분기 미청구공사액이 전년 말보다 1996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액이란 공사가 이행됐음에도 청구가 안 된 매출채권으로 발주처가 공사 대금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손실 요인이 된다.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건설사는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말 1조3382억원의 미청구공사액을 기록한 반면 이번 3분기에는 3371억원이 감소한 1조11억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이어 대림산업의 미청구공사액이 두 번째로 크게 감소했다. 대림산업의 올해 3분기 미청구공사액은 6346억으로 전년에 비해 3008억이 줄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연말 2조1204억원의 미청구공사액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643억이 감소해 2조561억으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물산과 GS건설은 미청구공사액이 지난해 말보다 증가했다. 삼성물산의 이번 3분기 미청구공사액은 1조6856억으로 전년보다 4423억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삼성물산의 미청구공사액은 1조2433억 수준이었다. 구체적으로 국내에선 강릉안인화력 및 가락시영1단지 준공 현장에서 각각 2209억, 1015억의 미청구공사액이 나타났다. 해외에선 지난 2013년 계약해 준공이 72.5% 진행된 사우디 리아드 메트로에서 801억원의 미청구공사금이 집계됐다.
GS건설의 3분기 미청구공사액은 1조3167억원으로 전년(1조2564억)보다 603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집트 'ERC Refinery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은 금액인 1810억원의 미청구공사액이 나왔다. 또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화재 복구 프로젝트(RRW Unit Restoration)와 pp-12 복합화력발전소건설공사에서 각각 1692억원, 1079억원의 미청구공사액이 집계됐다.
5대 건설사의 미청구금액이 감소한 원인으로 건설사들이 공격적인 저가 수주에서 내실 경영으로 선회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어닝쇼크 때 수주했던 공사들에 대한 미청구 공사액이 많았다"며 "그 공사들의 미청구금액이 감소했다는 것은 재무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부동산 시장이 내년부터 가라앉기 때문에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미국과 중국의 문역 분쟁과 유가 하락 등이 건설 발주량을 예년보다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미국의 안전적인 경제 성장과 아시아 등의 인프라 발주 증가는 수주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에서 발주량이 줄은 대신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각국에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