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감기 후 찾아오는 '돌발성 난청' 주의

명확한 이유 없이 청력 손실…초기 치료 호전 없다면 장애 남을 가능성 높아

입력 : 2018-11-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겨울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날씨가 부쩍 쌀쌀해지면서 감기에 걸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감기 자체만으로도 고생스러운 일이지만, 후유증처럼 찾아올 수 있는 돌발성 난청에 대한 각별한 주의도 요구되고 있다.
 
돌발성 난청은 명확한 이유 없이 수 시간 또는 2~3일 이내에 갑작스럽게 신경 손상에 의한 청력손실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달팽이관으로부터 청신경까지 청각 경로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며 순음청력 검사 중 3개 이상 연속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청력 손실이 일어나면 돌발성 난청이라고 진단한다. 30dB은 옆 사람이 속삭이는 정도의 소리로 일반적인 대화 소리 크기는 60dB 수준이다. 일상에서 옆 사람과 대화하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라면 난청 또는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바이러스 감염, 내이의 혈관장애를 가장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겨울철은 바이러스로 인한 감기에 많이 걸리고 연말의 업무와 회식 등이 겹쳐 피로누적으로 돌발성 난청이 발생하기가 쉽다.
 
국내 돌발성 난청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국내 환자 수는 지난 201262200명에서 201679791명으로 4년 새 28.3% 증가했다. 지난해 통계까지 추가하면 증가폭은 3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돌발성 난청의 자연 회복률은 40~65% 정도로 추산된다. 나머지는 청력이 회복되지 않고 장애가 남게 된다. 일반적으로 돌발성 난청이 3개월 이상 회복되지 않은 경우에는 청력회복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난청의 정도가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치료에 전혀 호전이 없었던 경우 고령인 경우 어지럼증이 동반된 경우 대사 장애를 동반한 경우 등에는 장애가 남을 확률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돌발성 난청은 바이러스 감염을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때문에 감기가 유행하는 겨울철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또 다른 주요 원인은 내이의 혈관 염증 및 혈류장애인데, 혈관장애 역시 추운 계절에 잘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겨울에는 연말실적으로 인한 업무과다 및 회식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피로가 누적되기가 쉽다. 이 같은 이유로 겨울철은 돌발성 난청에 특히 주의해야하는 시기로 꼽힌다.
 
돌발성 난청은 청력장애가 남을 확률이 높지만 스테로이드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치료적 대안이 별로 없다. 한방이비인후과에서는 여러 연구에 기반해 전기침, 저주파자극요법 등의 치료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귀 주변의 침, 뜸 치료는 귀로 가는 혈류와 산소공급량을 증가시켜 돌발성 난청의 주요원인인 혈관장애에 효과적이며 초기에 신경회복률이 가장 높은 돌발성 난청의 특성 상 초기에, 그리고 자주 받을수록 효과가 더욱 높아진다.
 
김민희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이비인후과 교수는 "침 치료는 발병 초기부터 스테로이드 치료와 병행할 수 있으면서 스테로이드 치료에 실패하거나 치료시기를 놓친 환자들에게도 좋은 대안이 된다""특히 발병 이후 3개월 이내의 환자라면 입원해 집중치료를 하는 것이 적극 추천된다"고 말했다.     
 
겨울철 감기는 돌발성 난청을 후유증으로 남길 우려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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