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불리는 제약·바이오 공룡들…적극적 M&A로 기술확보에 총력

1분기 거래액 지난해 전체 규모 돌파…"국내도 시너지 창출 방안 모색해야"

입력 : 2018-12-06 오후 3:17:13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전 세계 제약·바이오산업계에 부는 인수합병 바람이 심상치 않다. 연초부터 거래 속도와 규모 모두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의 공격적 인수합병(M&A)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업계 두 번째 규모에 해당하는 대형 거래가 성사되는가 하면,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거래액을 넘어서는 등 적극적인 덩치 불리기가 한창이다.
 
M&A를 통한 글로벌 빅파마들의 덩치 불리기는 올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2016년 세계 제약업계 M&A 규모는 매년 25%씩 규모를 키워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1분기 발표된 주요 글로벌 M&A 규모만 130조원에 이른다.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성사된 전체 M&A 규모(116조원)을 넘어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 5일 일본 다케다약품공업이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유럽계 글로벌 제약사 샤이어의 인수안을 의결한 점이다. M&A 금액은 약 67조원으로 일본 기업 M&A 사상 최고 금액인 동시에, 전 세계 제약업계 M&A 가운데서도 두 번째에 해당한다역대 가장 큰 M&A는 지난 2000년 화이자의 워너 램버트 인수(120조원)였다.
 
이 밖에도 사노피가 20조원, 세엘진이 18조원 등을 투입해 바이오베라티브·아블린스, 주노 테라퓨틱스·임팩트 바이오메디신 등을 각각 인수했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업계 임원 가운데 절반 가량(48%)이 내년에 올해 대비 적극적 M&A를 추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파마의 적극적 인수합병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유망 기술력 확보를 주목적으로 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을 인수할 경우 다케다처럼 덩치를 한껏 불리는 것 역시 가능하다하지만 국내 업계의 경우 글로벌 추세와 온도차가 있는 상황이다. 규모가 작은 바이오벤처 인수나 기술이전 계약 체결 등은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빅딜'로 불릴 만한 대형 제약사간 M&A는 좀처럼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너일가를 중심으로 한 가족경영과 상대적으로 좁은 내수시장에서 큰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시장 규모가 글로벌 전체 산업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다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복제약 중심의 국산 의약품 라인업도 한계로 꼽힌다국내 M&A가 저조하다는 것은 산업의 거시적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적극적으로 덩치를 불려나가는 빅파마들과의 규모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 역시 최근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굵직한 성과들을 내고 있긴 하지만, 빅파마들과 비교해선 여전히 규모 격차가 큰 편"이라며 "다만 최근 국내사들 역시 해외에서 하나둘 성과를 내고 있는데다 전문경영인을 내세우는 등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기업과 해외사간 인수합병 사례가 활발해질 가능성은 열린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글로벌 빅파마들의 공격적 M&A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거래액을 넘어서는 등 적극적인 덩치 불리기가 한창이다. 최근 임시 주총을 통해 샤이어 인수안을 의결시킨 다케다약품공업 사옥 전경. 사진/AP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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