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향어는 자폐증의 언어 특성을 이야기 할 때마다 빠질 수 없는 내용 중 하나다. 자폐증 아동을 실제 치료현장에서 만나보면 반향어를 보이는 아이들을 흔히 확인 할 수 있다. 자폐증 아동에게서 자주 관찰되다보니 의례 자폐아동이라면 반향어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심지어는 자폐증을 치료한다는 치료사가 언어발달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반향어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무발화 자폐아동은 반향어 과정을 거친 이후에 자발어로 갈수 있다는 경과과정을 공식같이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무발화 아동에게서 반향어가 나오게 만든 것을 큰 성과인양 오도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반향어는 매우 비정상적인 언어발달의 결과다. 정상아동에게서도 언어발달 초기에 반향어가 관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아주 짧은 시기에만 관찰되며 곧 소실된다.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반향어는 정상발달 과정의 결과가 아니다. 대부분은 부모나 치료사가 강압적인 언어 모방 요구를 강하게 압력하는 것이 반복되기에 강압에서 오는 긴장을 피하기 위한 언어습관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Prizant는 상호작용의 효과가 없는 반향어는 공포나 통증에 대한 표현이거나 자신의 동작이나 행동을 조절할 목적으로 발생한다고 했다. 즉 장기간 반복되는 반향어란 언어기능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긴장해소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Rydell과 Mirenda는 부모가 제약을 가하는 행동이나 말을 할 때 아동에게서 반향어가 자주 관찰된다고 1994년 논문으로 보고했다. 플로어타임을 이용한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를 정식화한 닥터 그린스판은 사회성발달의 왜곡이 있을 때 반향어가 등장한다고 했다.
결국 자폐아동이 반향어 언어습관이 등장하고 고착되어 있다면 이는 그 이전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아동에게 언어 발화를 요구하는 강한 압력이 있었고 자폐아동은 그로인하여 고도의 스트레스 과정을 겪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후 아동은 긴장과 불안 공포 어려운 동작시에 자연스럽게 반향어가 연합되어 조전반사같이 나타나는 것이다.
가장 좋은 치료는 반향어가 나타나지 않는 치료다. 반향어가 나타나지 않은 채 언어발달이 이루어진 다는 것은 사회성발달이 선행된 이후 언어발달이 결합되는 것이다. 또한 부모나 치료사가 강압이 아니라 애정이 넘치는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러운 언어습득이 이루어지도록 했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반향어가 나타나고 고착된 자폐증 아동은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답은 두 가지 병면에서 찾아져야 한다. 첫째로는 다시 낮은 수준의 사회성발달 과정을 겪는 플로어타임 과정을 거쳐야한다. 치료사나 부모와 애정 넘치는 관계에서 감정적인 교감이 지속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언어가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사회성발달단계 3단 이상의 수준으로 아이를 끌어 올려야한다.
둘째로는 언어강압을 제공한 당사자인 부모나 치료사들이 아이와 애정 넘치는 새로운 수준의 관계 맺기를 시도해야 한다. 아동중심적인 상호작용을 누적시켜가기를 반복해야 아이는 언어 자체에서 오는 긴장감 반응, 공포반응을 심리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반향어가 고착된 경우는 차라리 무발화증 보다 치료에 대한 반응이 더딘 경우가 많다. 반향어 자체가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무발화를 없애는 과정 자체가 사회성치료과정이면서 과거의 트라우마에 대한 치유과정까지 결합돼야 하기 때문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