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내년 미국의 경기 둔화 신호가 짙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내년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며 4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종전 관측에서 물러나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뉴시스
1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경제전문가의 절반 이상은 오는 2020년부터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WJS이 기업·금융권·학계 등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미국 경제의 최대 위협으로 미·중 무역전쟁(47.3%)을 꼽았다. 이어 금융시장 혼란(20%), 기업투자 둔화(12.7%) 등을 지목했다.
특히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신호에 연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2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조사에서 전망했던 3차례 인상보다 한 차례 낮아진 결과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2020년 중반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미 연준은 오는 18~19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자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방향을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예고대로 12월 FOMC에서 올해 4번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에도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당초 4차례 인상 전망에서 3차례 이하로 축소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이유는 뚜렷해지고 있는 미국의 경기 둔화 신호 때문이다. 실제 내년 세계경제는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도 성장세가 약해지며 급격히 둔화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예상치(2.9%)보다 크게 낮은 2.1%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내년 3월을 건너뛰고 6월, 9월,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4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종전의 관측을 거뒀다. 파이낸셜타임즈도 "미국의 완만한 인플레이션 속도 등이 연준의 내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여지를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