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 택한 신동빈, 디지털·글로벌 부문 세대교체

김교현 화학BU장·이영호 식품BU장 등…"그룹 변화가 필요한 시점"

입력 : 2018-12-19 오후 4:01:3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신동빈 회장이 경영 복귀 후 첫 그룹 인사에서 체재 정비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과감한 쇄신을 택했다. 미래 준비를 위해 세대교체를 서둘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디지털과 글로벌 분야에 젊은 인재가 전면 배치된 게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롯데그룹은 19일 최고위 경영진인 BU장(사업부문장)을 교체하는 등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롯데지주와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카드 등 식품, 화학, 서비스, 금융 부문 30개 계열사는 이날 오전 11시 이사회를 열어 2019년 정기 임원 인사를 확정했다.
 
우선 신임 화학BU장으로는 김교현 롯데케미칼 김교현 사장이 선임됐다. 김교현 신임 BU장은 지난 1984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롯데케미칼 신사업을 이끌어 왔고, LC타이탄 대표를 맡아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지난해부터는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았다. 롯데케미칼 신임 대표로는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이 내정됐다. 
 
신임 식품BU장으로는 롯데푸드 이영호 사장이 선임됐다. 이영호 신임 BU장은 1983년 롯데칠성음료로 입사해 생산, 영업, 마케팅 등 거의 전 분야를 두루 거쳤고, 2012년부터 롯데푸드 대표를 역임했다. 롯데푸드의 신임 대표로는 현재 홈푸드 사업본부장인 조경수 부사장이 맡게 된다.
 
김교현(왼쪽) 신임 화학BU장, 이영호 신임 식품BU장. 사진/롯데지주
 
BU장과 위원장 등 그룹 고위 경영진의 변동으로 롯데지주의 실장급도 이동했다. 가치경영실은 경영전략실로 명칭이 변경됐고, HR혁신실 윤종민 사장이 경영전략실장으로 선임됐다. 경영개선실장에는 롯데물산 대표 박현철 부사장이, HR혁신실장에는 롯데케미칼 폴리머사업본부장 정부옥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40년 넘게 롯데그룹에서 근무했던 화학BU 허수영 부회장, 식품BU 이재혁 부회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업부문별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에 대비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 대표가 새롭게 선임됐다. 롯데칠성음료 주류BG 대표에는 롯데아사히 대표를 지냈던 김태환 해외부문장이, 롯데렌탈의 신임 대표에는 이훈기 오토렌탈본부장이 각각 내정됐다. 롯데면세점 신임 대표로는 이갑 대홍기획 대표가 선임됐고, 대홍기획의 신임 대표로는 홍성현 어카운트솔루션 본부장이 선임됐다. 롯데캐피탈 신임 대표로는 고정욱 롯데캐피탈 영업2본부장이 선임됐다. 
 
그동안 성과를 인정받은 주요 계열사의 대표도 이번 인사에서 승진했다. 롯데칠성음료 음료BG 이영구 대표는 음료 실적을 끌어올리고 수익성을 개선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6년 대표 부임 후 양호한 경영실적을 보여 온 롯데첨단소재 이자형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도 지난해 부임 후 수익성 중심 경영과 미래 사업을 추진해 온 점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여성 임원은 4명이 신임돼 롯데그룹 전체 여성 임원은 총 34명이 됐다. 윤정희 롯데첨단소재 마케팅지원팀장, 배현미 호텔롯데 브랜드표준화팀장, 조기영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산업전략연구담당, 배선진 정보통신 PMO담당 수석이 신임 임원이 됐다. 기존 임원 중에서는 진달래 롯데칠성음료 품질안전센터장이 상무보A로 승진했다.
 
롯데쇼핑 등 유통과 기타 부문 20개 계열사는 20일과 21일 이사회를 열어 임원 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등 계열사에서도 추가 신임 여성 임원과 승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올해에도 롯데지속성장평가지표를 임원 인사에 반영했다. 지난 2015년 12월 신동빈 회장이 3대 비재무적 성과(ESG)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표한 이후 롯데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환경, 공정거래, 사회공헌, 동반성장, 인재고용과 기업문화, 컴플라이언스, 안전 분야 등 다양한 비재무적 항목을 적합하게 모델화해 임원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2019년 롯데의 정기 임원 인사는 차세대 인재로의 세대교체와 질적 성장 중심의 성과주의 인사로 요약된다"라며 "대외 환경이 급변하고 시장경쟁이 심화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체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글로벌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고, 그룹에 혁신을 일으킬 새로운 인재를 전면 배치해 미래 50년의 성장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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