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미니스톱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세븐일레븐이 유력 인수 대상자로 꼽히나 인수하는 업체에 따라 미니스톱 가맹점 2500여 개의 향방이 달라져 쉽사리 결정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예상대로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해도 이후 점주들을 흡수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난달 20일 마감된 한국 미니스톱 본입찰에는 롯데, 신세게, 글랜우드PE가 참여했다. 당초 우선협상대상자가 지난달 말쯤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한 달여 가까이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율규약안이 체결되고 사실상 편의점 업계의 마지막 대형 출점 기회가 되는 만큼 몸값이 높아지고 협상이 길어졌다는 추측도 나왔다.
실제 입찰에 참가한 3개 업체들이 써낸 가격도 시장 예상치인 3000억원대보다 높은 가격으로, 세븐일레븐은 4300억원, 신세계는 3500억원대, 글랜우드는 4000억원 이하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세븐일레븐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고 업계 및 시장에서도 롯데가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당분간 미니스톱 이름을 유지할 수 있는 글랜우드 PE 역시 아직 고려 대상이라는 말이 돈다. 신세계가 인수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스톱 인수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사진/뉴시스
예상대로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기존 미니스톱 점포를 온전히 세븐일레븐 점포로 전환하는 것이 어려우며 세븐일레븐 기존 점포와의 근접 출점 문제도 생기기 때문이다.
보통 5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편의점의 경우 각 편의점 업계는 점주들을 설득해 브랜드 전환을 권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나 지금처럼 미니스톱 인수설로 뒤숭숭한 경우 계약 종료가 가까운 미니스톱 점포는 타사의 영업 타깃이다.
미니스톱 인수 가능성이 낮은 신세계도 적극적으로 미니스톱 점주와 접촉할 확률이 높다. 공격적인 출점 전략이 어려워진 업계 상황 때문에 이마트24가 차선책으로 타사 전환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기준 출점 수 대비 19.6%가 전환 점포이며 올해 경쟁사 전환 누적 비율은 14.8%다.
미니스톱 점주들이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세븐일레븐으로 그대로 전환하지 않고 타 브랜드와 계약을 체결해버리면 세븐일레븐 입장에서는 손해다. 2500여 개보다 훨씬 적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서도 롯데가 써낸 4300억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롯데가 8년 전 인수한 바이더웨이도 200여 점포가 세븐일레븐이 아닌 바이더웨이로 영업 중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다만 "타사로 갈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기본적으로 많지는 않고 웬만하면 그대로 가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탈 가능성을 부정했다.
내년 시행되는 편의점 근접 출점 자율규약안도 또다른 과제다. 편의점 업계는 이달 초 50~100m 내 출점을 금지하는 자율규약안을 맺었다. 이에 따라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점포를 전환할 경우 기존 세븐일레븐과 상권이 겹쳐 기존 점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인수라는 상황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인수 이후 그런 부분을 고려해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