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일 새해 경영 화두로 '중간은 없다(There is no middle ground)'를 제시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고객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은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아마존이 '고객의 절약을 위해서 투자한다(We Invest To Save)'는 슬로건 아래 고객에게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신세계도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또 "최근 유통업체의 가장 큰 고민은 고객이 아주 빠른 속도로 스마트하게 변하고 있다는 데 있다"라며 "이들 스마트 컨슈머는 '가치 소비'를 바탕으로 가장 저렴한 시점을 놓치지 않고 구매하는 것이 생활화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스마트한 고객 때문에 결국 중간은 없어지고, 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라며 "아직 미지의 영역인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초저가 업태의 신장률이 유럽 7%, 미국 8% 등 온라인 다음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점을 예로 들면서 "앞으로 국내 고객 역시 더욱더 스마트해져 갈 것이고, 결국 선진국처럼 될 것"이라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들 스마트한 초저가는 오늘, 내일 당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중장기적 여정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 운영 가능한 상시적인 구조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각과 창의적 마인드 ▲경험에서 고객의 트렌드를 찾아 사업 모델화하는 능력 등 세 가지 역량을 확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먼저 우리의 업무 방식과 마음가짐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라며 "신세계가 만들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로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 시장을 선도해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신세계 핵심가치 중 '고객'의 정의에 '우리의 존재 이유와 의사결정 기준은 역시 고객'이라고 명시돼 있다"라며 "우리가 사업을 시작한 첫날의 마음으로 돌아가 다 같이 열심히 뛰어보자"라고 당부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