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롯데리아(현 롯데지알에스)가 과거 빚더미였던 버거킹재팬을 떠안은 부담이 롯데지주로 옮겨 붙었다. 지주전환 분할·합병 과정에서 버거킹재팬은 롯데지주 자회사로 전환됐는데, 여전히 영업적자에 빚이 많아 모회사에 손실을 안기는 구조다. 오는 3월 버거킹재팬에 대한 다수 채무보증 기한이 만료되면서 일부 지급보증의 경우 주채무로 바뀔 리스크도 제기된다.
롯데지알에스는 버거킹재팬 인수 당시 일본 프랜차이즈업에 진출하려는 의도였으나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에 부실기업을 떠넘긴다는 지적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버거킹재팬이 인수 후에도 적자구조를 벗지 못해 한국 롯데에 짐을 안긴 꼴이 됐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롯데리아 본사의 모습.
롯데지알에스는 지난해 4월 인적분할 후 투자부문이 롯데지주와 합병했다. 이를 통해 버거킹재팬은 롯데지주 100% 종속기업으로 이동했다. 롯데지주는 이후 버거킹재팬 유상증자에 120억여원 참여해 전액 손상차손으로 인식하는 등 곧바로 손실 메꾸기에 현금을 써야 했다.
롯데지주는 종속기업 재무정보를 밝히고 있으나 아직 버거킹재팬은 예외로 두고 있다. 롯데지알에스 연결실적에 반영됐던 1분기, 모회사가 72억여원 순손실을 기록한 것을 보면 적자 흐름에 반전은 없었던 듯 보인다. 2017년말 기준 버거킹재팬은 자본잠식 상태로 698억여원 미처리 결손금이 존재했다. 그 전년 677억여원에서 더욱 늘어났다. 2017년 당시 버거킹재팬은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이 마이너스였고 차입금을 늘려 빚을 갚는 형편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롯데지주와 롯데지알에스는 버거킹재팬에 대한 연대보증책임을 지고 있다. 롯데지알에스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채무보증액이 245억여원이었다. 롯데지주는 버거킹재팬 산하 손자회사까지 포함해 크고 작은 채무보증액 총 81억엔(약 830억원)을 지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오는 3월 중 만료되는데 자본잠식 상태인 버거킹재팬이 증자대금을 변제금으로 돌려도 부족해 보인다. 이에 따라 채무보증을 연장하거나 일부 지급보증의 경우 변제를 독촉 받는 등 주채무 위험으로 번질 위험도 제기된다.
일본 부실기업 떠넘기기 이슈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측면의 남은 청산과제를 상기시킨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와의 불합리한 지분 연결구조가 국민적으로 논란이 되자 연결고리인 호텔롯데를 상장, 일본계 지분을 희석시킴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호텔롯데는 실적 부진으로 상장 계획이 지연되는 형편이다. 마찬가지로 신 회장은 당초 롯데리아 역시 상장 계획을 그렸으나 현실은 멀어졌다. 롯데지알에스 역시 호텔롯데를 비롯해 일본계 롯데 지분이 섞여 외국인투자법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