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의 신탁 운용 수익이 최근 5년 새 두 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치매 등 각종 사회 문제에 대비한 자산관리 수요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신탁 수익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은행권 신탁 보수는 1년 새 22.6%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 간 은행권 신탁부문 손익 현황. (단위: 백만원) 표/금융통계정보시스템
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작년 3분기 신탁(은행 계정)업무운용 누적손익은 8897억9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신탁관련 손익은 2017년 3분기의 7185억200만원보다 23.8% 증가한 규모로, 5년 전인 2014년 9월말(4094억3500만원)과 비교하면 117.3% 뛰었다. 최근 5년 새 은행권 신탁업무 운용 수익이 2.2배 확대된 것이다.
‘신탁’은 믿을 만한 금융회사에 돈이나 유가증권, 부동산 등을 맡기는 것으로, 금융회사는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낸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신탁을 통한 수수료 등 수익이 비(非)이자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신탁업을 확대해왔다.
신탁관련 손익 또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실제 2014년 3분기 4094억원 수준이던 신탁 손익은 2015년 4633억3700만원에 이어 2016년 4849억1700만원, 2017년 7185억원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빨라진 고령화와 높아진 종합자산관리(WM) 수요에 기인한 결과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신탁 관련 수익을 가장 많이 거뒀다.
국민은행은 작년 9월까지 신탁 운용을 통해 2546억3600만원의 수익을 실현했다. 신탁 관련 수익은 1년 전보다 14.3% 증가한 규모로, 국민은행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10년째 은행권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뒤는 신한은행이 쫓고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 3분기까지 1628억원의 누적 손익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3분기에 견줘 23% 오른 수치다.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인 곳은
우리은행(000030)이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9월까지 누적 손익은 1490억7300만원으로 1년 새 34.8%가 뛰었다. 작년 3분기 말 우리은행의 신탁업무운용 누적수익은 1490억9400만원이며, 신탁업무운용 누적손실은 2100만원이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은 24.4% 확대된 1568억1300만원의 손익을 달성했으며, 농협은행과
기업은행(024110)은 각각 34.6%, 28.2% 오른 942억4900만원, 722억1800만원의 손익을 나타냈다.
이밖에 은행권 신탁보수는 9356억2600만원으로 2017년(7627억5100만원) 대비 22.6%, 5년 전인 2014년9월(4464억5300만원)에 비해선 109.56% 늘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올해도 신탁부문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3월 최대 3개사에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를 내주기로 예고한데다 고령화와 자산관리 수요에 발맞춰 금융서비스도 확대할 필요가 있어서다.
조용병
신한지주(055550)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현재 인수작업을 진행 중인 아시아신탁 은 기존 그룹사와 긴밀히 협업해 신한의 강점인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신탁과 카드 등에서 비약적인 성과를 거뒀다”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서민들의 삶을 지켜주고 성장할 수 있도록 손을 잡아주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