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대내외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경기를 살릴 해법 중 하나로 민간 일자리 창출이 꼽힌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고용을 유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을 15만명 선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1년 전 목표했던 32만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무엇보다 정부 기대와 달리 현재까지의 고용 상황은 악화일로다. 사회로 나온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고, 우리 경제의 허리 격인 40·50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실업률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1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인 3.2%를 기록했다. 정부도 현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용부 직원들에게 “올해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현재의 엄중한 일자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비상한 각오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당장 정부는 일자리 분야에 올 한해 23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 정부 재정지출을 통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취업 취약계층에게 한시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직접 일자리 사업에 3조8000억원(16.4%)을 투입해 96만명이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업자·재직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지원하는 직업훈련에 2조원(8.6%), 취업상담·알선을 제공하는 고용서비스가 1조원(4.3%) 규모 등으로 각각 편성됐다.
하지만 정부 지원만으로는 신규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명확하다. 사실상 민간 부분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정부의 이러한 노력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지표상으로는 효과가 나타날지 모르지만, 대부분이 단기 일자리·국가서비스 부분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기업에서 연구인력·설비투자와 신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며 “기업 규제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 여건을 마련해 줄 정책적 보완 없이는 앞으로 고용이 쉽게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역시 현재 정부가 만들려는 일자리 대부분은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단기적 쇼크 요법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변화된 정책 기조처럼 기업들이 느낄 수 있는 투자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가장 걸림돌이 되는 노사관계나 규제 부분에서 과감한 혁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전문형 메이커 스페이스인 엔피프틴(N15)을 방문해 스타트업 기업 아티슨앤오션이 스마트폰을 연동한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3D 모델링 출력을 통해 제작하는 과정과 외관 및 전자부품 제작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