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이지은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5세대(5G) 통신의 일반 소비자용 요금제보다 비즈니스 모델(BM)에 대해 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5G는 요금제보다 BM과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시장에 대해 더 고민하고 있다"며 "한국이 4차산업혁명 경쟁에서 늦은 것을 어떻게 하면 따라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12월1일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를 대상으로 5G 전파를 송출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의 5G 1호 가입자는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적용한 명화공업이다. 이통 3사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5G 상용 서비스 개시 시점은 오는 3월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박 사장은 "현재 요금제는 심각하게 고민을 많이 못하고 있지만 5G는 4G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므로 요금은 4G보다 3분의 1가량 더 저렴해지지 않겠나"며 "5G의 요금제 가격을 4G보다 더 비싸게 받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지은 기자
박 사장은 지난 3일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OTT 서비스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사장은 4G보다 데이터 용량이 늘어나는 5G가 상용화되면 미디어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 국민은 신바람이 있어 콘텐츠도 잘 만드는데 시의적절한 투자가 필요한데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연합 OTT를 발족한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자본유치와 마케팅 역량을 투입해 좋은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OU로 양측은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OTT '옥수수'의 사업조직과 지상파 3사가 공동출자한 콘텐츠연합플랫폼을 통합한 신설 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또 옥수수와 콘텐츠연합플랫폼의 OTT '푹'을 합쳐 새로운 브랜드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박 사장은 케이블TV 방송사 인수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케이블TV 방송사들도 힘든 상황"이라며 "인터넷(IP)TV와 규모를 맞춰 다음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 시작 전에 기자들과 만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SK텔레콤과 지상파의 연합 OTT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경계심을 나타냈다. 하 부회장은 "SK텔레콤과 지상파가 손잡은 것은 소비자 선택의 확대 측면에서 잘한 결정"이라며 "넷플릭스와 제휴한 LG유플러스도 차별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홍남기 기획재정부 부총리·이계철 ICT대연합 회장·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등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계 주요 인사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한국은 바이오·데이터·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경쟁에서 출발이 늦었지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여러분들의 열정과 저력으로 금방 메워질 것이라 믿는다"며 "정부도 힘껏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이지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