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기술을 강화해 차량플랫폼 시장에 진출한다.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12일 네이버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xDM 플랫폼'을 전시했다. xDM은 위치·이동 통합 플랫폼으로, 회사는 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차량용 기술 '어웨이'·'어헤드' 등을 공개했다. 어웨이는 길안내, 미디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의 합성어, IVI) 플랫폼이다. 어웨이를 탑재한 기기로 위치와 뉴스 등 정보를 확인하거나 네이버 음원 서비스 등 미디어를 즐길 수 있다. 어헤드는 3차원 증강현실(AR) 헤드업디스플레이(HUD)로 네이버랩스가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위해 개발 중이다. 운전자 초점에 맞춰 정보가 실제 도로와 융합돼 보이도록 디스플레이에 제공한다.
네이버가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한 미국 'CES2019'에 출품한 3D AR HUD '어헤드'.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이번 CES 참가를 시작으로 회사를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가 지금까지 콘텐츠 중심 기업이었다면 올해는 기술 플랫폼으로 시작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 중심 구조를 넘어 자체 기술을 확보한 기술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위치·이동 플랫폼 외에도 자율주행 로봇,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등 기술·제품을 공개했다. '어라운드지'는 공항, 호텔, 쇼핑몰 등 대형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내 자율주행 가이드 로봇이다. LG전자와 xDM을 LG전자 안내 로봇에 적용하는 연구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카카오내비에 카카오 AI '카카오i'를 적용했다. 사진/카카오
카카오도 최근 AI 기술력을 강화해 차량 인포테인먼트 경쟁에 뛰어들었다. 핵심은 음성이다. AI스피커 카카오미니 출시로 음성 데이터를 확보해 정확도를 높여온 카카오는 카카오 AI '카카오i'를 지난해 10월 카카오내비에 적용했다. 현대·기아차와 함께 올해 출시하는 차량에도 카카오i를 탑재한다. 이용자들은 음성명령으로 카카오톡 메시지 보내기, 뉴스·날씨 등 콘텐츠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카카오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진출로 다양한 환경의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졌다. 음성인식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여러 이용자 환경 속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차량과 같이 잡음(노이즈)이 있는 곳에서의 음성인식률 70%대를 9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카카오는 향후 파트너사와 추가 제휴를 통해 차량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차 안에서 이용할 편의 기능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며 "인포테인먼트 진출로 운전 환경에서의 데이터 확보도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음성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지난달 '카카오i 디벨로퍼스'를 열고 이용자의 개발을 끌어내고 있다. 카카오미니에 적용할 대화형 음성서비스 '보이스봇 설계 기능'을 제공한다. 카카오미니가 카카오의 음성명령 서비스의 토대가 되는 만큼 향후 차량 등 플랫폼 확장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