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올해 설 선물세트 시장에서도 여전히 건강식품이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최근 소비 트렌드의 영향을 받아 명절을 앞두고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수요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건강식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7% 증가했다. 제품별로는 홍삼이 91.8%로 급증했고, 토종꿀이 78.5%, 수삼이 71.2%, 건강보조제가 61.7%로 각각 매출이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농도 미세먼지와 독감 등 건강에 관련된 이슈가 두드러지면서 설 선물세트로 건강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건강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커지면서 건강식품이 명절 선물세트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건강식품 선물세트 매출을 보면 직전 명절과 비교해 지난해 추석이 35.8%, 설이 37.5% 각각 증가했다. 건강식품 중 품목별 비중도 그동안 홍삼에 치우쳐 있던 것에서 꿀, 수삼, 건강음료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으며, 멀티비타민의 매출은 명절마다 꾸준히 늘어 홍삼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설 명절 기간에도 선물세트를 포함한 HMR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식품·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마트는 HMR 시장에서 수산물 숙성 반찬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국내산 굴비와 민어를 고추장에 숙성한 '고추장 숙성 양념생선세트'를 선보였다. 이마트에서 지난해 발효숙성생선 상품 매출은 전년보다 6배 이상 늘었고, 상품 종류는 전년 5개에서 49개로 대폭 확대됐다. 구매객 수도 7배 정도 늘었다.
지난 2017년 11월 백화점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프리미엄 HMR 브랜드 '원테이블(1 TABLE)'을 론칭한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4일까지 압구정본점 등 전국 15개 점포 식품관에서 설 선물세트 2종을 판매한다. 이 상품은 명인명촌 화식한우 소불고기, 양구펀치볼 시래기밥 등 10종이 포함된 '원테이블 가정식사세트'와 봉우리 떡갈비, 모짜렐라김치 서울만두 등 7종이 포함된 '원테이블 명절간식세트'로 구성된다.
아워홈은 '숯불떡갈비', '숯불떡고기완자' 등 차례상에 올릴 수 있는 제품과 함께 '푹고은사골곰탕' 등 혼자 명절을 보내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아워홈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HMR 제품은 평월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HMR 온라인 쇼핑몰인 더반찬은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해 설을 맞아 오는 27일까지 '프리미엄 차례상'의 예약 한정 판매를 진행한다. '프리미엄 차례상'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명절 풍속도에 따라 간편하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제품이다.
더반찬은 '프리미엄 차례상'이 지난해 추석 무난하게 완판을 기록하고, 구매 고객 중 9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만족도가 높아 이번 판매 물량을 2배 이상 늘렸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더반찬은 명절 음식에 대한 고객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명절마다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명절을 맞아 혼자 밥을 먹으면서 동영상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햇반컵반 티빙세트'를 출시했다. 이번 제품은 젊은 층에서 가장 인기 있는 '햇반컵반 스팸마요' 4개와 동영상 서비스 티빙(tving) 1개월 무료이용권으로 구성되며, CJ온마트, 카카오 선물하기 등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3000세트가 한정 판매된다.
20일 오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식품관에서 직원들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원테이블(1 TABLE)'의 인기 상품으로 구성된 설 선물세트 2종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