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교차로에서 뒤늦게 빠른 속도로 끼어든 오토바이와 승용차가 충돌하면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한 경우 승용차 운전자가 일시 정지의무를 어겼더라도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방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방씨는 2017년 9월4일 오전 11시40분경 충북에 있는 한 사거리 교차로를 운전해 지나던 중 뒤늦게 교차로에 진입한 이모씨의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이씨는 오토바이 앞부분으로 방씨의 승용자 조수석 뒷문을 들이받아 크게 다쳤고 다음날 새벽 사망했다.
서초구 대법원 전경. 사진/뉴시스
1심은 "(사고 지점은) 신호등이 없어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 사거리 교차로이므로 운전자는 전방 및 좌우를 주시하고, 교차로 진입 전 일시 정지 등 주의의무가 있었다"면서 "방씨가 먼저 이 사건 교차로에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교차로 진입 전 일시정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 이상 방씨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준법운전강의를 40시간 수강하라고 명령했다.
반면 2심은 "일시정지 규정은 교차로의 경우 교통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운전자가 우선 멈추고 좌우를 살핀 다음 교차로에 안전하게 진입하게 함으로써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신보다 뒤늦게 교차로에 도달한 차량이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교차로에서의 통행방법을 무시한 채 비정상적으로 진행하는 상황까지 대비해 일시정지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또 "피해자가 방씨보다 뒤늦게 교차로에 이르렀음에도 방씨의 차량보다 빠른 속도로 교차로를 통행하려고 했던 이상, 설령 방씨가 일시정지한 다음 교차로에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