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대표이사 공석이 2개월째에 달하며 경영공백 우려가 제기됐던 금호타이어의 새 수장에 ‘기술·생산·중국 전문가’인 전대진 직무대행 부사장이 승진·선임됐다.
전 대표가 선임된 데에는 ‘소통’이 가장 배경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인 중국 대주주인 더블스타와의 소통을 통해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쪽으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사업장·연구소 등에서의 근무 경험으로 현장 임직원들과도 격의없이 어울리는 포용력이 제대로 발휘될 경우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문제로 작용했던 타이어 생산 시스템을 조기 안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도 “순조로운 경영정상화 활동을 위해 이번 대표이사 선임을 결정했다”면서 “앞으로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58년생인 전 대표는 전주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아크론대 대학원에서 고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그는 1989년 준공한 회사의 세 번째 타어어 공장인 곡성공장에서 경력을 쌓아오다가 2006년 공장공장장, 이듬해에는 핵심 사업장인 광주공장장(이상 상무)을 역임한 뒤 2008년 생산본부장(전무)으로 승진했다.
2014년 중국지사로 자리를 옮겨 2년간 중국생산본부장을 지낸 뒤 퇴사했다. 이후 지난 2017년 11월 경영 위기에 빠진 금호타이어를 구원하기 위해 김종호 전 대표이사와 함께 영입되어 생산기술본부장(부사장)을 지내다가 지난해 12월 자리에서 김 전 대표가 물러난 뒤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김 전 사장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통해 선임된 다음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방문했다. 주인은 바뀌었지만, 광주공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이 광주여객이 양질의 타이어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직접 타이어를 생산한, 회사의 모태다.
회사의 뿌리인 공주에서 임직원들과 첫 만남을 가짐으로써 회사의 기본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타 지역 공장으로 전 대표의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사정에 밝은 전 대표가 선임되어 향후 더블스타와의 협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 대표가 중국생산기술본부장을 맡을 당시 금호타이어는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가 취임하면서 중국 사업이 탄력이 붙기 시작했을 만큼 현지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인적 네트워크도 탄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승진인 만큼 노동조합의 지지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등 외부 인사 선임에 반대해왔다. 사원으로 시작해 사장까지 오른 전 대표가 누구보다 직원들을 잘 아는 만큼 노조는 그가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 전 대표가 해야 할 일은 금호타이어를 조기에 정상화 시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6년 4분기에 547억원의 영업 흑자를 끝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간으로 8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흑자전환이 당면한 과제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으로 경영정상화에 올인할 계획이다. 제품 단가인상, 신규 거래처 개발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원재료 구매비용과 물류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전 사장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