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18일 검찰에 출석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날 오전 10시7분쯤 피고발인 신분으로 수원지검에 출석해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하면서 직속 상관에게 보고했으나 지금부터는 국민께 보고하겠다. 제 보고서는 국민이 받는 것이고 국민은 제 직속 상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원지검에 묻고 싶다. 만약 힘없는 판검사가 공무 수행 중 직속 상관이 업무 관련 뇌물을 수수한 것을 목격해 이를 언론에 공표했다면 그것도 공무상 비밀누설이고 수사할 것인가"라며 "제 경우가 이와 다른 것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수원지검 형사1부(부장 김욱준)는 지난 12일 1차 조사 후 6일 만에 김 전 수사관을 상대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전 수사관을 상대로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지시 여부 및 첩보 등을 외부에 유출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앞서 김 전 수사관은 1차 소환 당시 "국가 기능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국민께 청와대 범법행위를 고발할 수밖에 없었다. 제 행위가 정당했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정당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었다.
김 전 수사관은 지난해 11월14일 비위 의혹을 받고 특감반에서 검찰로 복귀 조치되자 특감반 근무 시절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인걸 전 특감반장 등 지시에 따라 민간인 사찰 첩보를 만들고 환경부 관련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지난해 12월19일 김 전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자유한국당도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조 수석·박 비서관·이 전 특감반장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후 검찰은 청와대의 김 전 수사관 고발 건에 대해 김 전 수사관이 소속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맡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이튿날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이송했다. 또 수사 공정성 차원에서 자유한국당의 청와대 관계자 고발 건도 서울동부지검으로 이송했다.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지난 14일 오전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