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의 국채발행 외압 의혹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과 민간인 사찰 의혹을 주장한 김태우 수사관(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신 전 사무관에 대해 "젊은 공직자가 소신과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장관의 정책결정이 본인 소신과 달라 잘못됐다고 말할 순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신 전 사무관의 문제 제기는 자기가 경험한 좁은 세계 속 일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정책결정은 그보다는 훨씬 더 복잡한, 신 전 사무관이 알 수 없는 과정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의 최종 결정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며 "대통령이 최종결정하라고 국민이 직접 선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김 수사관에 대해서는 "김태우 전 행정관(수사관)이 제기한 문제는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이 한 감찰행위가 직분 범위에 벗어났는지가 문제 되는 것이다. 수사를 통해 가려지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재판 중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 청와대의 무결함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정부에선 과거정부처럼 국민에 실망을 줄 만한 권력형 비리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기에 대통령과 주변 특수관계자,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를 감시하는 특감반의 소기 목적을 잘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현직 언론인에서 청와대로 직행해 '권언유착' 논란을 산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에 대해서도 "전혀 개인적 친분이 없다. 청와대를 보다 유능하게 할 수 있는 인재들을 모신 것"이라며 "지금 정부는 권언유착 관계가 전혀 없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윤 수석과 여 비서관은 청와대 임명 직전까지 각각 MBC와 한겨레신문의 논설위원으로 있었다.
최근 심화하는 젠더 갈등과 엇갈리는 20대 남녀 지지율 격차에는 개의치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남녀 간 갈등은 난민·소수자 문제처럼 사회가 바뀌는 과정에서 늘 생기는 갈등이고, 그런 갈등을 겪으면서 사회가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 믿는다"면서 "그 갈등 때문에 지지도에 격차가 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지지도가 낮다면 정부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엄중하게 생각해야 된다"며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가 되고, 보다 소통을 노력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