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국군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해 정치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태업)는 21일 김 전 장관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구속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항소심도 불구속 상태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임관빈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금고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의 정치개입 혐의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의사를 왜곡함과 동시에 합리적인 정치적 선택을 위한 정당 간 자유경쟁을 침해했다"면서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합리적 토론을 통한 여론형성은 대의민주주의 핵심으로, 국가기관이 자유로운 여론 형성 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하는 건 어떤 명분으로도 허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 정치적 중립 의무는 불행한 역사작 경험에서 비롯된 반성적 차원에서 1987년 6월 항쟁 후 9차 헌법 개정으로 명문화한 규정으로, 군은 어떤 국가기관보다 정치적 중립이 강하게 유지되고, 피고인들의 행위는 이에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헌법적 가치에 중대한 침해로 국민이 가지는 군에 대한 기대와 믿음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원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임 전 실장과, 김 전 기획관,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 등과 공모해 야당과 야권 정치인을 비난하는 등 정치적 의견이 포함된 온라인 댓글을 약 9000회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장관과 임 전 실장은 이 기간 매일 사이버사로부터 정치관여 내용이 포함된 '대응 작전 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승인해 작전을 계속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 전 실장은 별도로 2011년 7월부터 2013년 10월 연 전 사령관 등 자신이 조정·통제하는 부대인 사이버사 사령관들로부터 뇌물 총 28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기획관은 2012년 7월 청와대 기획관을 사임하면서 국정원 생산 대통령기록물 문건 3건, 합동참모본부 생산 군사 2급 비밀 문건 1건을 각각 유출해 2017년 11월까지 개인 사무실에 보관하는 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빠져 나오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