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평발인 우리아이, 꼭 교정해야 할까

평발 환자 72% 소아청소년…유연성 평발, 대부분 성장하며 호전

입력 : 2019-02-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발바닥 아치가 없어지며 편평해지는 평발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체형이다. 일부 평발 환자는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걸으면 쉽게 피로하고, 심하면 뒤꿈치 외반 변형으로 걷는 모습이 비틀어질 수 있다. 평발 자체가 아이들의 운동과 성장에 악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속설을 믿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소아청소년 평발의 경우 성장하며 호전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무조건 교정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평발은 편평족이라고도 하는 족부질환의 하나다. 발바닥 아치는 발의 유연성을 높이고, 체중 압력을 분산해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아치가 없이 편평한 평발은 체중을 견디는 능력이 떨어져 오래 서 있거나, 걷거나 뛸 때 피로감과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일부 평발은 잘못된 보행습관과 과체중 혹은 뇌성마비와 같은 신경근육성 질환이나 외상 등이 발생하게 만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평발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지난 20109121명에서 201719437명으로 8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소아청소년에서 특히 많은데, 2017년 환자 중 소아청소년 환자(19세 이하)14087명으로 72%를 차지했다. 유소년기에는 정상 아동도 평발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부모의 과도한 걱정 역시 비중을 높인 원인으로 풀이된다.
 
안정태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소아청소년기 평발 환자 수가 많은 이유는 평발에 대한 진료 건수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아이 부모님들의 과도한 걱정과 온라인상 무분별한 보조기 등의 광고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말했다.
 
평발은 유연성 평발과 강직성 평발로 나눌 수 있다. 유연성 평발은 증상 없이 체중 부하가 있을 때에만 발바닥이 편평해지고, 대부분 성장하면서 저절로 좋아진다. 반대로 강직성 평발은 인대나 근육, 뼈 등에 이상이 있어 저절로 좋아지기 어렵고, 체중과 관계없이 편평함이 지속돼 피로감과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발바닥의 아치는 5~6세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6~8세 이후 완성되므로 대부분의 소아는 평발 모양을 띄는 경우가 많다. 정상 범위 내에 속하는 유연성 평발은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일반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들어 올렸을 때 아치가 생기는 경우를 유연성 평발, 아치가 생기지 않는 경우를 강직성 평발로 본다. 강직성 평발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발을 땅에 디딘 상태에서 발의 측면 및 전후면 단순 방사선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치료를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증상이 없는 유연성 평발은 정상 발의 일종이라는 개념을 갖는 것이다. 보조기구, 특별한 신발, 깔창 등은 증상은 완화할 수 있지만 교정을 유도하거나 성인이 됐을 때 문제 발생을 줄인다는 의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정상범위에 속하는 유연성 평발이라고 해도 통증은 있을 수 있다. 특히 비만과 관련이 많은데, 체중이 늘다 보면 발이 지탱해야 할 무게가 커져 통증이 생긴다. 특히 소아청소년기 아이들의 경우 한창 뛰어다녀야할 나이에 통증이나 불편함으로 인해 운동을 못하게 되면서 다시 자연스레 체중이 늘어 통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있을 수 있다. 유연성 평발이라도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제약된다면 증상 완화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강직성 평발이나 자연교정 되지 않은 유연성평발은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치료나 물리 치료와 보조기 치료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간혹 평발에 대해 수술 치료도 진행하는데, 심한 뒤꿈치 외반 변형이 생기면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소아의 경우 성인과 수술적 치료의 접근법이 다를 수 있으며, 아직 완벽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평발은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걸으면 쉽게 피로해 지지만 소아청소년의 경우 성장하며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교정을 할 필요는 없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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