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대웅)는 26일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을 상대로 낸 이혼 및 친권자지정 등에 관한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항소를 제기한 임 전 고문의 변호인은 당초 항소심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을 한 차례 한 만큼 "순수하게 법률적으로 요건을 좀 법리적으로만 따져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사장 측 변호인도 같은 의견이라며 맞섰다.

 

재판부는 상호공방이 중요하다고 판단, 증거와 다투는 사실 등에 대한 서면 자료를 양측 변호인으로부터 제출받기로 했다. 주로 항소인인 임 전 고문 측이 주장할 내용이 많은 상황이다. 특히 분할 대상이 된 재산 형성과정에서의 기여도에 대해 다투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오는 4월16일 오후 4시 열고, 재판을 본격 진행키로 했다.

 

 

두 사람의 이혼 과정은 약 5년 전 시작해 지난한 과정을 밟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014년 10월 이혼 조정과 친권자 지정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2015년 2월 이혼 조정이 결렬되면서 소송에 이르게 됐고, 1심을 맡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가사2단독 주진오 판사는 2016년 1월 “두 사람은 이혼하고, 친권과 양육권자로 이부진을 지정한다”며 원고일부 승소 판결했다. 임 전 고문의 항소로 그해 10월 열린 2심은 “두 사람이 결혼 후 신혼집을 차린 곳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이고, 이곳을 관할하는 서울가정법원에서 재판이 열려야 한다”는 임 전 고문 측 주장에 따라 1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권양희)가 다시 진행한 1심은 지난 2017년 7월 “두 사람은 이혼한다. 이 사장은 임 전 고문에게 86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하고, 친권과 양육권은 이 사장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임 전 고문이 지난해 3월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3부(재판장 강민구)에 대해 “재판부가 삼성그룹과 가까운 관계일 수 있고 공정한 재판이 진행될지 의문”이라는 취지로 기피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1차 변론기일이 한 차례 취소된 후 무기한 연기됐다.

 

두 사람은 1999년 8월 재벌가 자녀와 평사원간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혼이 시작되던 당시 삼성전기 부사장이었던 임 전 고문은 2016년 정기인사에서 상임고문으로 이동하며 일선경영에서 물러나는 과정을 거쳐 그해 12월을 끝으로 고문 자리에서도 사임했다.